▲ 송경호 교무
계미년 올 해는 대종사께서 열반에 드신지 꼭 60년이 된 회갑의 해였다. 정산종사는 “스승님을 모시고 공부와 사업에 착수 한 이래 항시 태산같은 믿음으로써 모든 일을 오로지 대종사께 의뢰해 오다가 천붕지통을 당해 마치 어린양이 목자를 잃은 것 같아 창황망조함을 금키 어려웠다”고 술회했었다.

그후 우리교단은 어려움을 당할 때마다 하나로 똘똘 뭉쳐 그 위기를 극복하며 교화와 사업간에 큰 발전을 가져 왔다. 국내에서는 노대 종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활동하고 있고, 국외에도 16개국에 56개 교당과 기관을 운영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성과는 역시 재가·출가 혈심동지들이 밤낮을 불고한 결과였다. 대종사 열반 후에도 정산종사와 대산종사의 영도 아래 현 좌산종법사에 이르기까지 최선을 다하여 교법정신을 구현해 오고 있다. 사람은 그 사람 나름대로 그 자리에 충실하다고 했던가? 좀 부족한 사람은 부족한 대로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은가. 반면, 일부인은 또 그렇지 못하고 교단에 손해 끼치고 스승님들의 머리를 뜨겁게 하는 이도 없지 않다. 하지만, 자기의 업은 업대로 복은 복대로 받는 것이 진리일진대, 자기 일 자기가 알아서 공부·사업하는 것이 한 해를 잘 보내는 일이고, 일생 아니 영생을 잘 보내는 일이라 여긴다.

원기88년도 반달여 남아있는 문턱이다.

올 한해를 결산하고 감사의 향례를 올리는 명절대재에 필자의 교당은 새로운 식순으로 진행하게 된 교화훈련부 지정 시범교당이었다. 필자의 교당은 6·1대재와 달리 고축을 각 단체별로 구분하여 대종사님과 선진 선조제위께 올렸다. 즉 교당대표는 교무가, 교도대표는 회장이, 또 주무회, 봉공회, 청운회, 산악회, 청년회, 학생회, 어린이회 등으로 고축을 하였다. 한 해에 있었던 각 단체들의 활동을 일일이 보고하고 한 해를 무사히 보낼 수 있도록 지켜주심에 감사를 올렸다.

하지만, 그 결과들이 고축문을 통해 결산을 하고보니 더욱 확연하게 드러났다. 일년 동안 시끌벅적 무엇인가 한다고 했으나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큰 성과라고 하기엔 빈약하고 보잘 것 없는 것들이어서 제위 존영전에 부끄러울 뿐이었다. 고축문을 읽는 단체장이나 듣고 있는 단체일원들도 그 내용들을 들으면서 느낀 점이 많았으리라. 회한과 더불어 새로운 다짐이 있었을 것이다. 내년의 대재에는 더욱 풍성하고, 알찬 보고를 올리는 고축이 되기를…

<교무·순천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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