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을 맞아 전국 교당 어린이회나 부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여름훈련이 열리고 있다. 작게는 단위 교당별로, 크게는 지구나 교구단위로 개최되고 있다. 계획된 훈련만 연인원 7천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훈련의 규모에 관계없이 훈련마다 원불교적 특색 있는 훈련프로그램이 없다. 특히 신앙을 주제로 하는 훈련프로그램은 찾아 볼 수가 없다.
종교에서 하는 훈련이라고 꼭 신앙이 주제가 되어야 하고, 원불교어린이훈련이라고 해서 원불교 내용만으로 훈련이 진행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훈련을 무엇 때문에 하는 것인지는 분명해야 한다.
여름훈련에서 원불교적 훈련프로그램이나 신앙훈련 특색을 찾을 수 없는 것은 의례적인 훈련계획을 짜고, 쉽게 훈련을 진행하려는 안일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훈련을 통하여 어린이교화 활성화를 이루려는 의지가 약한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교당이나 부설 어린이기관의 여름훈련이 최근에 들어 많이 위탁훈련으로 진행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위탁훈련을 하는 이유로 시설과 전문성을 들고 있다. 진행도 순조로울 수 있다.
특히 여름훈련에서 가장 걱정이 되는 예기치 않은 안전사고에서 홀가분해질 수 있다.
하지만 위탁훈련으로 남는 것은 무엇인가? 금년 여름훈련도 했다는 기록만 남을 것이다.
원기 70년대 초에는 어린이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교리와 교사(敎史)를 내용으로 하는 구연동화(口演童話) 대회가 열리고, 시각교재도 개발했었다.
이런 열의와 실험성은 외부훈련을 기웃거리면서 사그라졌다. 기존 훈련원의 시설이 부족하면 투자하고, 서툴지만 우리 훈련프로그램을 개발하자.
지금부터라도 시작하고 발전시키면 우리훈련의 프로그램이 쌓이고, 이는 자산이 된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