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선방, 대학생 마음공부방으로 자리매김

‘산으로 겹겹이 둘러 쌓인 초록빛 산골에 비가 내린다. 물소리와 지나는 바람소리, 그리고 간간히 희미하게 울려 퍼지는 풍경소리. 그 소리에 굳게 닫혀있던 마음의 문이 조금씩 조금씩 힘겹게 열린다.’
내 마음을 찾아 떠난 여행 ‘대학선방’. 11일부터 7박8일 일정으로 배내청소년훈련원서 열린 제8기 여름대학선방에는 마음공부인 70여명이 ‘참 나’를 찾기위해 정진 중이다.
이들은 아직 새들도 깨어나지 않은 새벽에 일어나 좌선을 하고, 또 대종사님의 말씀을 어떻게 생활에서 실천할 것인지를 토의하고, 마음을 찾기 위해 각종 수련을 익힌다. 또 선수련과 정전암기, 강의와 서원 정진기도로 이어지는 하루일과.
그러나 모든 부분에서 초입자이기에 이들에게 가장 힘든 것은 당장 달려드는 졸음을 쫓는 일이다. 또 가만히 앉아 자신을 지키는 1시간의 좌선이 왜 그리 길기도 한지. 그래서 처음엔 모든 것을 포기하고 들어온 자신의 경솔함을 후회하기도 했다.
교무님의 권유로 이번 대학선방에 참여한 최지혜 교우(원광대 치대)는 “관심이 많아 입선을 했지만, 새벽 5시에 일어나 앉아 있는 것이 낯설어 너무 힘들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고통은 조금씩 줄어들고, 내 마음의 문은 조금씩 열리는 것을 느낀다”면서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저절로 환한 미소가 일어난다”고 기뻐했다.
따라서 이러한 후회는 결코 하루 이상을 넘기지 않는다. 비록 힘들긴 하지만 자신을 이기는 훈련이기에 대학선방 참가자의 절반이 이미 선방을 한번 이상은 거쳐간 사람이라는 사실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윤도 지도교무는 “이젠 대학선방이 확실히 자리매김을 한 것 같다”면서 “대학선방 4회 이상을 참가하면 졸업장을 주고, 다음부턴 입선비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선방에서는 길도훈 교무(성주삼동연수원)가 직접 단전을 잡아주고, 또 교리에 일가를 이룬 한정석 원로교무가 직접 강의를 해줘 공부인들에겐 놓칠 수 없는 기회가 됐다. 이들의 정진으로 배내골의 밤은 더욱 교교 해졌다.
한편 대학선방을 마친 이들은 19일 영광에 집결, 만곡에서 대각지까지 사은헌배를 하며 핵정책 반대와 핵폐기장 백지화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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