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평화를 생산할 것인가?
‘원불교 평화회의’ 설립해 연대활동 펼치자

▲ 이명신 교무/교정원 문화사회부장
▲ 강대훈 교도/사)평화의 친구들 이사
▲ 한은숙 교무/서울교구 화정교당
평화생산은 신앙행위

사회(문향허): 올해 신정법문은 ‘평화를 생산하는 새해가 되게 하자’이다. 평화를 생산한다는 개념은 생소하기는 하지만 이 말에 좌산종법사의 의지가 담겨있다. 상생의 시대에 걸맞는 인간의 노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문을 받들고 느낀 소감은?

강대훈 교도: 팔레스타인분쟁, 9·11테러, 이라크전쟁으로 세계평화가 깨지고 있다. 신정법문은 상극의 기운을 상생으로 돌리려는 간절한 시대정신 속에서 나온 것이다. 전쟁방지는 이 시대의 화두가 아닐 수 없다. 법문을 받들고 평화문제가 내 개인의 문제를 떠나 민족과 세계 문제로 받아들여졌다.

한은숙 교무: 공감한다. 생산이란 말이 종교가에서는 흔하게 사용하지 않는 용어이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교화하면서 국민들이 공동생산에는 관심이 없고 공동분배에만 관심이 많아 몰락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 생산이란 말씀을 하셔서 그 깊은 뜻이 어디 있을까? 고민했다. 이제 구두선에 그치지 말고 직접 우리가 몸으로 뛰어서 만들어 가야 한다는, 절박한 시대문제를 푸는 화두라고 받아들였다.

이명신 교무: 연초에 각 종교의 수장들이 평화메시지를 천명했다. 좌산종법사께서는 평화를 생산하자며 구체적인 실행을 촉구하는 법문을 내려주셨다. 그래서 평화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 고민했다. 우선 ‘내가 행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에 평화의 마음이 떠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부터 평화의 향기가 풍길 수 있도록 해야겠다.

한: 사은의 본원을 자각해서 보은행을 하는 것이 평화생산이다. 없어서는 살수 없는 관계를 자각하는 것이 은혜이고 이는 이타행으로 나타난다. 이기심이 팽배해 있는 상황에서 내것을 내놓을 수 있는가? 반문해보자. 따라서 평화생산은 이타행을 실천하는 신앙운동이라 할 수 있다.

평화를 생산하는 마음

사회: 좌산종법사는 ‘평화는 상생의 마음, 보은감사하는 마음, 배려하고 불공하는 마음에서 이루어진다’고 정의했다. 먼저 3가지 마음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얘기해보자.

이: 평화를 생산하려면 마음과 말과 행동을 평화롭게 해야 한다. 3가지 마음에 바탕해서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공부표준으로 삼아야 한다. 내면의 분노와 상처를 치료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나부터, 우리부터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실천하자.

한: 먼저 은혜를 깨달아야 상생할 수 있고, 보은감사 할 수 있고, 불공할수 있다. 이런 노력을 속깊이 해야 한다. 개인의 업장과 이기심을 극복하기 위해 기도와 백배 수행을 하는 교도도 있다.

교당에서는 어떻게 평화를 생산할 것인가 고민했다. 그래서 본래심을 회복하여 공부하는 교당이 되게 하자, 서로서로 살려주고 격려해서 다 함께 진급하는 교당이 되자고 정했다. 좋지않은 일이 생기면 서로 비난하고 원망하기 쉬운데 불평불만은 회의 때 심도있게 논의하고 그 외는 서로 칭찬하고 격려하는 교당을 만들자고 했다.

사회적 실천방안

사회: 좌산종법사는 이 3가지 원리를 깨달아 전쟁없는 평화세계, 통일의 기운이 무르익게 하자고 강조했다. 사회적 실천방안을 생각해보자.

강: 평화는 생명·환경·인권·통일 등 시대과제를 모두 포괄한 개념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처해있는 모든 환경에서 평화를 생산해야 한다.

막연히 외칠 때는 지났다. 이제 그 흐름을 운동 차원으로 결집하고 승화해야 한다. 물이 썩으면 나도 죽는다. 나를 인류로 확대하면 평화의 소중함이 절실해진다.

이: 어두움은 밝은 빛으로 물리칠 수 있다. 생수가 솟으면 흙탕물을 맑힐 수 있다. 이쪽 저쪽에서 생수 역할을 해야 한다.

한: 생수 역할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오염의 농도가 짙다고 포기할 수도 없다. 이라크전쟁 중에 꾸준히 심고와 기도를 하면서 이것이 무슨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것이 견제를 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신념이 생겼다. 우리는 힘이 약하니까 하는 것은 패배주의적 사고이다. 사회는 그럴 수록 우리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 삼보일배나 핵폐기장 반대 운동에서 이미 우리의 역량을 보여준 바 있다. 하면 되고 할 수 있다.

강: 작년 삼보일배와 반핵운동을 하면서 교무님들이 똘똘 뭉친 것을 보고 어느 고위공직자가 ‘처음으로 원불교라는 종교를 알게됐다’는 말을 들었다. 이러한 성스러운 운동의 기운을 꺼뜨리지 않도록 해야할 의무가 있다.

한: 도덕불감증에 처한 사회를 바로잡아야 한다. 국민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 조직적인 기도운동을 하자.

이: 도덕발양운동을 구체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강: 사회적으로는 가진자와 못가진자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실업문제, 빈곤 같은 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해야 한다. 불평등한 경제룰이 없는, 경제정의가 실천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므로 평화운동은 구체적인 경제운동이다. 또 깨끗한 정치를 해야 평화를 만들 수 있다. 평화운동은 정치운동이다.

원불교청년회는 2년전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남북의 화해통일과 세계평화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평화의 친구들’이란 사단법인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재난지역 구호평화사업, 평화기행, 국제협력 연대사업을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평화운동을 위해 각 종교간, 지역간, 시민단체 간 연대활동을 추진하고 있고, 평화활동가를 지원양성하고 있다.

평화의 친구들은 이러한 활동을 하면서 평화를 행복한 평화, 즐거운 평화, 화합하는 평화, 함께 하는 평화로 정의하고 개인과 사회, 민족과 세계의 평화 생산에 앞장서고 있다.

이: 은혜의 핵을 터뜨리는 일은 개인적으로 할 때보다 조직적으로 해야 더 효과가 있다.

강: 교단내 단체를 하나로 모아 평화회의를 만들자. 삼동평화재단, 여성회, 청운회, 봉공회, 평화의 친구들 같은 평화생산 단체를 묶어 전략적 공유를 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각 부문에 손발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교도와 사회인들을 동참시킬 프로그램을 창출하자. 해외 평화회의에도 참석, 국제적 연대 활동도 펼치자.

이: 교단내 단체들의 활동은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 대북지원사업과 관련, 조불련에서도 우리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사회와 종교계에서 우리는 작지만 없어서는 안될 정도로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지원사업은 자산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의 대복지원도 합자회사로 전환해야 진정한 지원이라 할 수 있다.

한: 연대가 성공하려면 끊임없는 설득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어리석어 저지르는 잘못에 말려들지 않으려면 그만큼 인격이나 실력이 있어야 한다. 교법으로 이론무장하고 욕심을 버려서 상대방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원불교식 구현방법을 찾자.

강: 평화가 깨지면 엄청난 비용이 든다. 오히려 평화비용이 경제적 효과가 있다. 평화세력이 커져서 주도세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우리의 책임이다.

다양한 평화생산 행사

사회: 평화생산을 운동화 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이벤트도 필요하다. 민통선 안에서 평화음악회라는 이름으로 열린음악회를 연다거나 3·1절에 맞춰 평화의 기도운동을 전개하고, 성가합창제나 미술제 등도 평화라는 타이틀에 맞춰 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강: 좋은 생각이다. 청년회도 고려해보겠다. 젊은 활동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필요하다.

이: 각 단체장들도 여기에 포인트를 맞춰 진행할 것으로 안다.

한: 교당에서는 조석심고와 월1회 가정법회를 보려고 한다. 내 마음에 평화를 위해,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다. 이를 지역사회에 확산시키기 위해 월1회 전교도가 모여 역 주변청소를 하고 있다. 또 어린이법회 헌공금은 북한어린이돕기나 외국인노동자돕기 같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일에 헌공하고 있다.

강: 반전운동은 이제 우리의 구체적인 실천운동이 되었다. 반전반핵, 통일운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와함께 원대연과 원청, 평화의 친구들에서 일할 수 있는 젊은 활동가들을 양성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동감한다.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그동안 활동가 양성에 소홀했다. 이들이야말로 평화의 밭이다는 생각으로 합력하자.

원기89년 1월 7일
교정원 문화사회부 사무실
사회·정리 문향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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