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들아, 우째 사냐?”
“앗, 교무님이시네”
“오늘 어떻게 살았니?”
“기냥 살았어요”

우리는 그렇게 인터넷에서 자주 만난다.

우리 교당 학생들은 한결같이 집이 멀다. 그러다 보니 일주일에 한번 보는 법회에 모두의 얼굴을 보기란 쉽지가 않다. 더군다나 그 한번의 법회를 통해 아이들과 교감을 이뤄낸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인터넷을 통한 대화의 창구를 열어놓은 것이다. 공통의 채팅방에 모두 가입하고 언제나 열어 놓으면 누구나 들어와서 하고픈 말을 하고 나간다.

그리고 또 하나는 우리 학생회원들의 카페가 있어 그곳을 통해 법회 공고며 일상의 글을 올리고, 또한 친구들의 소식을 접하는 등 서로간의 교류가 꾸준히 이뤄진다. 나 역시 워드 외에는 특별히 컴퓨터와 친하지도 않은지라 컴 속에서 아이들과 이야기 하며 수다를 떤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요즘 그네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빨리 해득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이다. 축약의 단어가 많고, 문자를 겸한 기호로 신호를 보내니 컴맹인 나로서는 쩔쩔매는 것이 당연. 그렇다고 질 수 없어 다시 그 뜻을 해득해 달라고 메시지를 보내고…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이야기는 이어지고 그 덕에 아이들과 많이 가까워졌다.

처음 시작할 때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망설이는 마음도 있었지만 사실적으로 ‘모르는 것은 모른다’ 하고 우리 학생들에게서 배워나가다 보니 친근감이 2배. 정보를 잘 활용하고 문명의 이기를 잘 사용하는 것은 어쩌면 나보다는 그네들이 선생이니까 말이다.

가끔은 “교무님 사랑해요!”란 문구가 날아온다. 그럴 때의 그 감동이란!… 모든 어려운 주변 상황을 넘어 꾸준한 정성과 인간적인 만남을 통해 그네들과 끈끈한 정을 이어간다.

또 하나, 힘들면서도 정성을 모으는 것은 연합법회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다.

우리 원불교 학생회란 명칭보다는 ○○교당 학생회란 이미지가 강하여 자기 울, 자기 친구, 자기 교무님 외는 배타적으로 대하는 그 마음들을 키우고 넓혀 보자란 생각에 제일 가까이 있는 종로교당과 연합법회를 본지도 어느새 한학기가 되었다.

처음에는 서로 융화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들의 또래 문화를 스스로 찾아 갈 수 있도록 바람잡이 역할만 했는데도 이제는 제법 그들만의 자리를 잡아 간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우리 학생회원들이 제일 기다리는 법회날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작은 도시 큰 도시와 연계하고, 큰 교당 작은 교당이 서로 연계해서 그 장을 넓혀 간다면 더 많은 경험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또한 그들만의 다양한 문화들을 창출해 낼 것이라 믿는다. 나 또한 이 작업을 쉬지 않을 것이고, 원불교 학생 문화형성에 조금만 힘이 되고자 한다.

<돈암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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