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 법인기도, 9인 기도봉 오르며 창립정신 되새겨
구간도실터서 100배 올리며 인류평화 기원
영광 읍내서 핵폐기장 유치 반대 캠페인

죽음도 기쁨이 되었던 교단 초창기 아홉분 선진의 혼을 체받기 위해 원불교 청년들이 구수산 아홉 봉우리에 올라 믿음의 불씨를 밝혔다. 그들의 간절한 염원에 밤은 낮같이 밝았고, 그들의 노래소리는 개벽의 상두소리가 되어 울려 퍼졌다.

법인의 달을 맞아 원불교 청년들이 ‘그날의 혈인이 우리의 혈인’이 되기를 염원하며 17,18일 영산성지에 모여 법인기도를 올렸다.

이들은 83년전 구인선진이 창생을 위해 기도하던 그 발자취를 더듬으며 아홉 봉우리에 올라 법인기도를 올렸고, 새날이 시작되는 시각에는 옥녀봉 구간도실 터에 모여 자신과 세상의 평화를 위해 100배를 올리기도 했다. 또 이튿날에는 영산성지를 순례하며 개벽의 일꾼임을 자각했으며, 오후에는 영광읍내에서 핵폐기장 유치 반대 가두 캠페인을 벌였다.

17일 저녁 8시, 이들의 기도는 대종사를 친견한 민산 이중정 원로교무의 ‘대종사 추모담’으로 시작됐다. 대종사의 광대한 인품과 말씀을 전할 때마다 원청인들의 눈은 더욱 빛났고, “왜 중생들이 고통 속에 사느냐. 탐진치 때문이다. 공부한다는 것은 이것을 제거한다는 것이다. 대종사님 말씀처럼, 교전에 밝혀진 내용처럼만 살면된다”는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원청인들의 기도문을 작성한 후, 옥녀봉 아래 구간도실 터에 모여 백지에 지장을 찍은 후 구인봉으로 이동했다. 9인 선진의 혼불을 붙이러 가는 길엔 달도 구름 속에서 나와 길을 밝히고, 숨어 있던 별들도 하나둘 얼굴을 내밀고 그 옛날 이야기를 소근거리는 듯 했다.

밤 11시30분, 아홉 봉우리에서 일제히 죽비와 목탁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 날의 혈인이 우리의 혈인이 되게 하소서’ ‘민족과 인류에 평화를 주소서’ 그리고 간절한 노래소리 ‘구수산 굽이 굽이 영기 서리고, 옥녀봉 구간도실 밤 고요한데----기쁘게 창생위해 죽사오리다, 아 그날 백지혈인 나툰 날.’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벅차함이 솟아 올랐다.

새 날이 시작되는 시각, 산을 내려운 이들은 다시 구간도실 터에 모여 땀에 흠뻑 젖은 몸으로 염불을 외고, ‘사은헌배송’에 맞춰 100배를 올렸다. ‘천지님 부모님 하감하소서. 동포님 법률님 응감하소서. 이 몸을 낮추고, 이웃을 공경하겠나이다.’ 청년들과 함께 100배를 올린 전전 청년회장 박종주 교수는 “법인 정신은 살림의 정신에 있습니다. 나를 살리고 이웃을 살립시다. 그리고 우리 모두 대자연을 살리고, 교단을 살리는 힘의 원천이 됩시다”고 청년들에게 외치며 감동에 겨워했다.

또 성원익 교우(여수교당)는 “9인 봉을 오르고, 100배를 할 때 마음 깊이 하니깐 힘든 줄을 몰랐다. 이번 기도가 나의 닫힌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 주었다”며 감상을 발표할때, 원청인들의 하나된 박수소리가 하늘로 하늘로 올라 은하수와 닿는 듯 했다. 이들의 기도는 이렇게 밤 깊은 줄 모르고 흘러갔다.

정상덕 원불교중앙청년회 사무국장은 “법인기도를 통해 청년들의 힘이 되살아나고, 교당 청년회가 활성화 되기를 염원했다”면서 “각 교당·교구 회장단들로 이뤄진 이번 법인기도가 청년회 발전의 한 분기점이 되리라 본다”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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