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회 탐방 서전주교당

법회가 시작되기 한시간 전, 담임교무(양은영)는 특별한 준비없이 무사태평이다. 기자가 청년회 담임교무 시절엔 동동대며 방석깔고, 불단정리하고, 법복 갖추어 입고, 몇 명 올까 손꼽으며 기다렸는데 말이다. 아닌게 아니라 한 순간에 청년들이 오더니 특별한 상의도 없이 각각 회보 만들고, 청소하고, 방석깔고, 누가 오지 않으며 늦는지 교무님께 보고하고…. 맡은바 임무에 척척이다. 법회가 끝났을 때도 마찬가지로 당연하다는 듯 법당을 쓸고 닦고, 다과를 준비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마디로 훈련이 몸에 밴 ‘원불교인’들이다.

서전주 청년들의 공부심은 남다르다. 8월 한달을 강연의 달로 정했다. 7일 법회때는 정장을 차려입고 원고도 빈틈없는 류지양 회장과 청년회에 갓들어온 간사가 자력양성과 공익심으로 강연했다. 채점도 교무님이 아니라 모두가 했다.

법회 말미, 갑자기 엄숙해 지더니 모든 청년회원들이 일어나 합장을 하고 짤막한 기원을 올렸다. “법신불 사은이시여! 남북이 한몸이니 한마음 한뜻으로 하나되게 하옵소서. 우리 마음의 분열과 대립과 갈등을 대해원, 대사면, 대화해, 대수용, 대협력 정신으로 대합의하여 남북이 하나되게 하옵소서.”

모두가 이 문구를 함께 외우는 것이다. 교감 교무님(이선조)이 재야활동을 하는지라 교무님의 ‘강요’가 있었느냐고 물었다. 바로 손사래를 치며 원청의 통일 기원 문구를 회원들이 ‘순수하게’ 채택해 3년째 해오고 있단다. 남북 통일의 염원을 놓지 않고 그 싹을 가슴속에 담고 사는 청년들이다.

원기64년(1979) 4월 창립한 서전주청년회는 이제 24살의 성인이다. 성장의 과정이 제법 진지하다. 전북교구 청년연합회의 주역임은 물론이고, 전국청년 풍물경연대회에도 단위교당으로 참가하는 등 ‘집안일’에 가장 노릇은 다하고 다닌다. 자원봉사대를 만들어 보육원 돕기나 결손가정 학생돕기 등 이웃을 살피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고, 회보 징검다리도 8년째 발간하고 있다. 5년전부터 예원제라는 자체 문화제도 만들어 매년 10월 말에 일반 교도님과 전주지역 청년들을 초청해 문화의 향기를 선사한다. 올해는 마술을 선보일 예정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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