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훈련법

대종사님의 가르침 중에서 가장 위대한 점 중의 하나는 생활과 종교를 분리하지 아니하여 생활 그 자체가 신앙 수행이며, 신앙 수행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게 하신 점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종사님의 가르침을 잘 실천하여 큰 인격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의 생활모습은 어떠할까.

여기에 대한 해답이 곧 상시 훈련법이다. 생활 속에서 수행을 놓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일을 당할 때마다 일단 멈추어 온전한 생각으로 바른 판단을 얻은 후 결단 있게 실천하여야 한다.

일을 당했을 때 욕심에 가려 바른 판단을 못하거나 감정에 사로잡힌 요란한 마음으로 일을 처리한다면 이는 공부인의 생활이 아니다. 그래서 마음에 검문소를 설치하라고 하였다. 다음은 일을 당하기 전에 미리 준비하여 일을 당했을 때 당황함이나 군색함이 없이 그 일을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뛰어난 능력과 역량 있는 사람이 따로 있던가? 바로 미리 준비 잘하는 사람이 역량 있는 사람이다. 어떠한 방면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은 그만큼 많은 준비와 노력이 숨어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경전과 법규를 익혀 바른 인생길과 공부길을 찾고 익혀야 하며, 경전과 법규를 대강 익힌 사람은 거기서 배운 지식을 완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그냥 지나치지 말고 그 깊은 의미에 대해 꾸준히 궁구하고 연마해보는 공부를 하여야 한다.

사전 정보와 지도 등의 안내서 없이 여행한다면 그 여행이 제대로 될 것인가? 경전은 우주의 진리에 대한 사전 정보이며 안내서이다. 사전에 철저히 그리고 충분한 정보를 얻고 분석했다면 이미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새벽이나 취침 전에는 반드시 염불 또는 좌선으로 나의 참모습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하늘을 맘껏 날며 여행할 수 있는 백조 새끼가 오리들의 무리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리고 미운 오리새끼 취급받듯 나의 참모습을 모르고 스스로 자신을 중생으로 내몬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그리고 모든 일을 처리한 뒤에는 계획했던 대로 제대로 실행되었는지 대조하는 공부를 하자는 것이다. 대조하고 평가하여 제대로 분석한다면 그 공부는 일취월장 할 것이다.

이렇게 일상생활 속에서 상시응용 주의사항으로 공부하는 사람은 공부한 내용에 대한 지도와 감정을 받음으로써 줄맞는 공부를 할 수 있고 맥을 잇는 공부를 할 수 있다. 지도와 감정에 소홀하다 보면 스스로 자신의 병을 진단하여 스스로 치료하려다가 오히려 그 병을 키우는 것과 같은 부작용도 있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요령 있는 공부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회의 중요성 또한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니 예회는 정신의 양식을 장만하는 시간일 뿐 아니라 정신의 맥을 이어가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상시훈련법은 곧 생활하면서도 언제나 훈련할 수 있는 빠른 법이니 한 조목 한 조목 착실히 실천해 보도록 하자.

장석준 교무
영산원불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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