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종 교무·충북교구장

무시선법에 대하여 교리도에서는 일상 생활 가운데 언제 어디서나 하는 선공부라는 뜻으로 무시선 무처선이라 하고, 또는 동할 때나 정할 때나 선을 떠나지 않는다는 동정간불리선(動靜間不離禪)으로 표현하였으나 모두 같은 것으로서 무시선법에 밝힌 바와 같이 각자의 성품을 오득하여 마음의 자유를 얻게 하는 공부이며 이를 줄여서 마음공부라 할 수 있다.

처음으로 선공부를 하는 사람은 마음이 마음대로 되지 아니하여 마치 소 길들이기와 흡사하다고 비유하였는데, 불교의 여러 선사들이 이를 목우도송(牧牛圖頌)이라는 그림과 한시로 선공부의 단계와 과정을 설명한 것을 말한다. 그 가운데 한가지인 10단계로 된 목우십도송이 우리의 참고 경전으로 선정되어 불조요경에 수록되어 있다.

이런 방법은 하나의 비유를 소재로 마음공부의 단계를 밝히고 있을 뿐이며 실제 일상생활 가운데 마음을 단련하는 방법은 알기가 어렵다.

그러나 우리 정전 수행편의 내용, 그 중에도 특히 일상수행의 요법이나 정기훈련법과 상시훈련법이 일상생활 가운데 선공부하는 마음공부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종합해 놓은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정산종사께서는 마음공부의 단계적 방법을 설명하면서 “마음을 지나치게 급히 묶으려 하지말고 간단없는 공부로써 서서히 공부하며, 집심(執心)과 관심(觀心)과 무심(無心)과 능심(能心)을 번갈아 하되 처음 공부는 집심을 주로 하고 조금 익숙하면 관심을 주로 하고 좀더 익숙하면 무심을 주로 하여 궁극에 가서는 능심에 이르러야 하나니라”하셨다.

이 법문을 보면 집심은 경계를 당하여 마음을 챙기는 공부이며, 관심은 자기 마음을 객관화 시켜서 바라보는 공부이며, 무심은 마음이 일어나기 이전의 자성에 돌아가 합일하는 공부이며, 능심은 마음을 사용할 때에 자성을 여의지 않은 채 자유로 활용하는 공부라고 할 수 있다. 이 네 가지 단계는 마음공부가 익숙해 가는 정도에 따라서 순서대로 밟아가되 그 하나를 중심으로 다른 세 가지 방법을 상황에 따라 적절히 활용하는 것으로 마음공부 단계의 표준이 된다.

무시선법에서는 우리의 상황을 일 없을 때와 일 있을 때 즉 정시와 동시로 구분하여 동정간 선을 떠나지 않는 무시선의 강령을 더욱 간명하게 밝혀주셨다.

그 강령은 “육근이 무사하면 잡념을 제거하고 일심을 양성하며 육근이 유사하면 불의를 제거하고 정의를 양성하라.”이다. 육근이 무사할 때 즉 일 없을 때는 정할 때인데 이때는 모든 잡념을 제거하고 일심을 양성하는 것이 그 표준이며, 육근이 유사할 때 즉 일 있을 때는 동할 때인데 이때는 그 일이 온전한 생각으로 바르게 취사되어 정의롭게 하는 것을 표준으로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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