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정원에 바란다

▲ 김창규 교도
향후 6년간 종법사님의 5대 경륜, 교정원장님의 교정운영 방향 그리고 교단의 중지를 수렴한 제3대 제2회 종합발전계획 등이 포괄적이면서도 적실하고, 시의 적절하면서도 발전 지향적이고 짜임새 있게 제시되어 있었다고 봅니다.

따라서 새 교정팀은 이들 경륜과 계획들을 교법성, 효율성 및 공익성 제고의 관점에서 합리적 절차와 공사(公事)정신을 통하여 착실히 추진해 나가면 교단발전은 그 가운데 이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몇 차례에 걸쳐 출가, 재가 선진님들과 좌·우 동지들께서 각자 전문분야 또는 관심분야에 대해 귀중한 의견들을 피력하셨다.

그 외에 다른 의견이 있을 수는 없으나, 주어진 기회에 평소 교구의 일을 함께 걱정하고 참여해온 가운데 생각하고 있던 교구자치제와 관련한 한 두가지 점만 덧붙이고자 합니다.

교구자치제에 대해서도 이미 교정원장님께서 소신과 비전을 밝히신 바 있고 종합발전계획에도 제시된 바처럼 교단사적으로 지금 시점은 교구자치제 기반정비와 완성도를 한 단계 끌어올릴 때라고 봅니다.

현재 실정은 교구자치제가 출범은 하였으나 아직 교구의 역할과 기능정립 및 관련 기반 정비가 미흡한 단계입니다.

교구자치제의 핵심은 두가지라고 봅니다. 하나는 총부(교정원)와 교구간의 역할 분담 및 협력방안이고 다른 하나는 교구와 교당간의 관계 및 기능정립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몇 가지 구체적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합니다.


먼저 교구의 기획, 조정 기능의 신설 또는 강화입니다.


이번에 교정원 직제 가운데 기획 조정 위원회가 신설되었는데 이는 교정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바람직한 방안으로 생각됩니다. 마찬가지로 교구에서도 기획, 조정 기능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교구의 기획, 조정 기능이 시급한 분야 가운데 하나는 교당의 신설 분야를 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성장 모델은 교당단위로 교무님들의 기도 혈성과 교도님들의 합력에 힘입어 교당 독자적으로 연원교당 개척 및 신설을 추진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교구단위로 종합계획이 수립되고 우선 순위, 투자규모, 지역 등을 협의 조정하는 과정을 거쳐 추진하는 것이 교당 단독으로 자체계획에 의해 추진하는 것 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단독 추진시에 나타나고 있는 여러 가지 어려움들을 보다 수월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가령, 교당신설에 필요한 자금조달도 몇 개의 교당이 컨소시엄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에 경남교구에서 신설한 진동교당이 그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3개 교당이 합력하여 무리없이 신설 봉불을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교구의 기획 조정기능을 통하여 단독 교당 단위로 추진되는 신설교당의 우선 순위, 입지, 투자규모의 적정성, 타당성 등 제반문제가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시각에서 심도 있게 사전 조정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교구의 재정확충 방안을 제도적으로 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입니다.


현행의 교구재정 체제로는 교구자치제가 소기의 역할을 해 나갈 수 없다고 봅니다.

교구 재정 시스템에서 한 가지 획기적인 제안을 해 보고 싶은 것은 현재의 교당중심의 유지, 적립체제를 교구와 교당간 균형 있는 유지, 적립체제로 전환해 보면 어떨까 하는 것입니다.

교당등급별로 상급교당들의 경우 적정 비율만 교당에 적립하고 나머지는 교구에 적립한다는 것입니다. 즉, 교구에 내는 교당 적립금을 대폭 확대하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교당단위의 연원교당 신설, 증축 등의 사업도 사업계획을 교구에 제출하여 교구에서 협의 조정과정을 통해서 사정, 공동자금 조달, 예산배정 및 실행을 하면 됩니다.

따라서 교구단위별 기관설립이나 교화거점 확보를 위한 신설교당 설립을 계획성과 일관성을 가지고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장기적으로는 교구별로 수익기관이 확립되어야 하겠지만 우선 현재 교단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수익기관의 경우 교구단위에서 사업부제로 운영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영산식품, (주)원창 등의 사업부문을 교구단위에서 사업성을 검토하여 지역 영업을 강화하고 집중적인 관리를 한다면 교구의 재정에도 도움이 되고 총부와 영산대 등의 재정에도 보다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교구자치제의 기능에 부응할 수 있는 교구사무국 체제의 확립도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교구 사무국의 조직과 기능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서둘러 준비되어야 할 때입니다. 교구자치제의 발전은 교구사무국의 위상과 역할에 비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행 교구 사무국의 인력과 체제는 단순한 행정업무와 지원업무에 급급한 실정이며, 적어도 사무국장이나 그에 준하는 인력들은 교화와 사업면에서 보다 생산적인 활동에 시간을 할당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교구별로 교세차이가 현저한 시점에서 향후 전략적인 교구지원 및 투자의 전략적 차별화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경남교구만 해도 앞으로는 원음방송이 하나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아직까지도 일반도민들의 원불교에 대한 인지도는 생각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경남교구만 해도 원음방송은 물론 장기적으로 볼때 복지·자선기관의 설립도 절실히 요청되고 있고 또 교육기관의 진출도 필요하고 이에 대한 지역사회의 수요도 있다고 판단되며 가령 원광대 중 한의학과를 비롯한 몇개의 학과만이라도 분교형태로 진출이 되면 지역교화가 가속화 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약세교구의 자생력에만 맡겨두기 보다는 교화전략 지역을 선정, 집중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창원교당 교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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