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설립에 거교적 협력 필요”

▲ 전인학원 이사장인 박청수 교무가 탈북청소년학교 설립 예정지인 경기도 이천시 율면초등학교 월포분교장을 둘러보고 있다.
◇탈북청소년학교 설립배경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정착 탈북자 3,463명중 14∼20세의 중·고 학령기에 해당하는 청소년은 416명이다. 문제는 416명중 89%가 무학자 또는 학교중퇴자로 학력결손이 심각하여 남한사회 정착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가 이들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초등학생들은 비교적 적응을 잘하는데 반해 이들에게서는 사춘기, 가치관의 혼선, 탈북이후 제3국 체류 장기화 등으로 중도탈락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2000년 2월부터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기관인 ‘하나원’ 인근 안성시 삼죽초등학교에 특별학급을 설치하여 2개월간 적응교육을 시키고, 2001년 2월엔 하나원 내에 ‘하나둘학교’(비인가)를 설치하여 적응교육을 시키고 있다.

탈북청소년은 해마다 증가추세에 있으며 중국 등지에서 국내입국 희망인원이 적체되어 향후 대량입국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에 통일부는 지난해 2월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예비학교 설립을 요청했고, 교육인적자원부는 각종 연구를 통해 올해 사립 중·고 통합 특성화학교(Transition school)의 형태로 학교법인 전인학원에 설립과 운영을 맡기기로 한 것이다.

◇전인학원이 선정된 이유

정부가 학교법인 전인학원을 설립·운영의 주체로 삼은 것은 성공적 대안교육과 대북지원의 공과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교단이 최초 대안교육장을 설립했고, 가장 많은 대안교육의 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탈북청소년의 대안교육 성공사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박청수 교무가 국내 대안학교에 남다른 의지와 투자를 하고 있으며, 학교가 설립되어야 할 경기도에 대안학교인 헌산중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박 교무는 1997년 큰물피해 이후 대북지원을 지속해왔으며 세계적 자선사업가로서도 사회적 재론의 여지가 없다. 아울러 교단은 여성·봉공·청운회 등 단체를 중심으로 빵공장 설립, 북한 어린이를 위한 분유·기저귀 보내기 등 각종 대북지원을 해왔다.

이같은 점에서 경기도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학교법인 전인학원이 선정된 것으로 보인다.

◇교육 위한 철저한 준비 요청

사실 탈북청소년들을 교육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감수성 예미한 시기의 이들에게 탈북자란 꼬리표는 왕따의 공포를 안겨주고, 남한의 높은 사교육 열풍이 괴리감과 성적하위권의 이유로도 자리잡는다. 그리고 제2외국어로 러시아어와 중국어를 배우는 관습 때문에 영어를 모른다는 점도 현실적 장벽이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정착금의 과소비, 알코올이나 인터넷 게임중독 등에 쉽게 빠지게 된다.

때문에 전인학원 상임이사인 강해윤 교무는 “내년중 미리 교단의 인사를 받고 교사진을 구성하여 1년간 트레이닝을 하고 프로그램을 마련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교단적으로는 대안교육의 다양성 확보와 교육의 장 확대, 그리고 북한교화 인력확보와 연구기회가 확대된 셈이기도 하다.

이에 박청수 교무는 “이번 사업은 정부가 전인학원에 맡긴 것이지만 통일에 대한 대비와 북한교화라는 차원에서도 거교적 협력이 필요한 사업이다”고 말하며, 부지마련에 전 교도의 동참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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