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교화, 통일 대비 남북간 융화 작업

▲ 이원각 교도
▲ 나상호 교무
▲ 강해윤 교무
▲ 유양전 교도
최근 중국내 탈북자 수가 10만명에 이르는 등 탈북자가 늘어나면서 또 하나의 민족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양측 정권에서는 남북간 특수한 상황에 의해 정치적 차원의 접근만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들의 문제는 평등한 인권의 문제로 다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원불교신문사에서는 각계의 전문가를 초청하여 탈북자 문제를 종교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지원과 교화의 해법을 찾고자 좌담을 개최하였다.

좌담은 6일 탈북자 쉼터인 서울 평화의 집에서 이루어졌다.



사회 : 먼저 탈북하신 이원각 님의 10년간 감상을 들어보겠습니다.

: 10년전에 들어왔는데 당시 국민들은 관심이라기 보다는 호기심이 컸습니다. 그러나 요즈음은 탈북자들이 많아짐으로 귀찮다는 의식이 팽배해져가고 있습니다.

통일이 되었을 때, 교단적 입장에서만 본다면 두 체제를 살아본 탈북인 교도가 통일 후 교화의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10년전 탈북자 5명이 교단과 연결되었는데 교단의 포용성이 약했다고 봅니다. 교단의 정책상 많은 대북지원을 했지만 실지로 북한주민인 저희를 교화하지 못했다는 것은 향후 교화에서도 시사하는바가 큽니다.

사회 : 탈북자 문제에 대한 정부와 교단의 입장은?

: 탈북자 문제는 일차적으로 생존이라는 점에서 인도적인 차원이 강합니다. 정부는 북측도 한 국민으로 보고 있지만 지속적인 남북 교류가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속에서 통일에 도움이 되는 것을 살펴 일을 합니다. 대량 탈북을 유도하는 것은 아니지요.

: 교단은 지금까지 1995년 이후 북한에 37억 정도를 지원했습니다. 특히 박청수 교무를 중심으로 개별 지원을 하다가 2001년 8·15때 단체장을 중심으로 북한을 방문하여 현실을 보고 정부차원의 한계를 직감한 뒤 물량지원을 본격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통일부로부터 재단법인 원불교가 조불련을 대상으로 독립적 지원 창구를 개설한 것도 이 때입니다.

그러나 탈북인에 대한 교단적 정책은 사실 없었습니다. 교당의 자발성에 맡긴 상태이지요. 최근 성동교당이 탈북자 쉼터인 평화의 집을 마련하고, 학교법인 전인학원이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한겨레학교를 추진중입니다. 외형적으로 보면 자선의 단계를 넘어 교화와 교육으로까지 지평이 확장된 셈이지요. 이제는 정책적 고려를 할 시기라고 봅니다.

사회 : 그럼 탈북자들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접근을 해야 할까요?

: 탈북자들에게 접근하기 어려운 것은 영적인 문제와 더불어 경제적인 문제가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탈북자를 위한 행사에 탈북자들이 모이는 것은 정보를 교류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평화의 집도 재정문제로 이같은 행사를 열기가 어렵습니다. 교리가 좋다는 것은 이해하는데 물량적 현실 공세 때문에 발걸음을 달리하지요. 따라서 평화의 집의 경우 지구나 교구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 대북지원과 더불어 큰 틀에서 북한교화를 생각한다면 남한 내의 탈북자 지원에도 관심을 가져 균형을 잡아가야 합니다. 북한교화에 있어 우리는 등잔 밑이 어두운 셈이지요. 탈북인 중에 이원각 님과 같은 분을 원무로 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합니다.

사회 : 탈북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인 한겨레학교를 통해 교단이 본격적 탈북자 교육사업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논의를 해보도록 하지요.

: 저희 교단은 최초의 대안학교를 비롯해 가장 많은 대안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탈북청소년들은 체제의 부적응과 탈북 이후 2∼3년의 교육공백이 있어 대안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더불어 저희 대안교육 기관에서는 통일부 평가로 탈북청소년을 가장 잘 적응시킨 사례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도 교육중입니다.

타종교에서 불만을 가지는 사실상의 이유는 상대적 박탈감이 아니라 이 학교를 통해 원불교가 탈북청소년을 올인(all in)해 간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 교단이 그렇듯 저희들은 종교적 의도성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법적인 학력평가제도를 만들려 하고, 교사나 직원들을 채용하는데 있어서도 종교적 편향성을 두지 않으려 합니다. 더불어 정부는 ‘적응’ 개념으로 보려하는데 우리는 기 교육을 통해 ‘개인의 가치를 극대화’ 하려 합니다. 탈북청소년들이 가치를 발현하며 남한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 북한사람은 음악이나 춤 등 예능을 굉장한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한 체제의 문화를 부정하지 말고 인정하고 전통문화를 살려주면서 자연스레 동화될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사상을 키워왔던 사람들을 일시에 바꾸려는 것은 안됩니다.

: 물론입니다.

사회 : 교화·교육·자선에 대한 입장이 모두 개진된 것 같습니다. 교단의 이러한 노력들은 정책적으로 민감한 사항들도 노정하고 있습니다. 남북관계나 교단의 대북지원이 영향을 입지는 않겠습니까?

: 인격체나 생활인으로 거듭나게 만드는 종교적 활동이기 때문에 여타의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 동의합니다. 우리는 기획탈출을 하는게 아니라 사회문제가 되어 가기 때문에 인도적 차원으로 진행하지요. 배타성보다는 수용적 입장에서 진행하는 것이기에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특히 일부 공격적 보수단체들의 모습처럼 북한에 대해 적대세력으로 양성하는 것은 더욱 아니쟎습니까? 우리는 교리적 입장과 한국적 토대위에 한국인이 만든 종교이니 만큼 민족의 문제에는 이해없이 모든 이들을 따뜻하게 맞을 것입니다.

: 북한에 우리의 유일한 연고는 개성교당입니다. 당시의 사진을 보면 상당히 고풍스런 기와집입니다. 후일 남북교류과정에서 이곳에 개성교당이 신축된다면 천년고도와 교단의 특성에 맞는 상징적 건물로 지어 서울과 평양을 연결하는 관광의 축도 고려를 해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우리 교리가 표방하는 것이 영육쌍전이므로 교당만이 아니라 개성공단을 이용해 사업을 함께 한다든지, 학술교류를 지속하면서 교화를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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