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성 교무  
 
먼동이 터오르는 봄날의 이른 아침
우렁찬 한 소리 새 하늘 열렸어라
만유가 한 체성, 만법이 한 근원
두렷이 깨치셨네 새부처님 대종사
기쁘다 대각하셨네 새회상 열으셨네
기리세 대종사님 새부처님 우리 대종사

우담화 피어오른 봄날의 이른 아침
우주와 만생을 품안에 안으셨네
거룩한 큰 사랑 여래의 만능을
두렷이 갖추셨네 새부처님 대종사
기쁘다 대각하셨네 새회상 열으셨네
기리세 대종사님 새부처님 우리 대종사

<성가35장, 대각경축가>


1916년 4월28일(음 3월26일)

이른 새벽 청년 소태산은 묵연히 앉은 상태에서 우연히 정신이 상쾌해지며 전에 없던 새로운 기운이 일어나 이상히 여기어 사방을 살펴보고, 밖에 나와 맑고 총총한 하늘의 별을 바라보니 말로 표현하기 힘든 밝음과 환희 그것이었다.

*7세부터 소년 소태산은 ‘저 하늘은 얼마나 높고 큰 것이며, 어찌하여 저렇게 깨끗하게 보이며 거기에 다시 바람과 구름이 생겨나는가’하는 의심으로 시작하여,

*9세 때에는 ‘나를 비롯해서 부모 형제며 모든 물물이며 낮과 밤의 변화하는 모습’ 등은 과연 무슨 연유인가 의심과 의심의 연속이었다.

*11세 때에는 선산(先山) 선조 묘제(墓祭)에 참여하여 산신을 먼저 제사하고 선조를 뒤에 제사함을 보는 중에 산신은 크게 신령하다 함을 듣고 나의 모든 의심을 산신에게 물으면 알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여 산신을 만나기로 결심하고 산신을 찾아 ‘삼밭재’의 마당바위에 제물을 진설하고 전후 사방을 향하여 하루 종일 예배하는 정성이 5년을 일관하였다.

*15세 때에 부모명에 의하여 제주양씨(濟州梁氏) 하운(?雲) 규수와 결혼하였다.

*16세 때에 인사차 처가에 갔는데 그곳에서 고대소설 맥박태부전? 맥조웅전? 등을 읽는 도중 주인공이 도사(道士)를 만나 소원성취하는 이야기를 듣고 산신기도의 정성을 도사 만나기로 돌리니 6년간을 이인(異人)이나 숨은 기인(隱士)을 찾아 나서기에 모든 정성을 이에 다한 바 있었으나 이 모두가 허사였다.

*22세 때부터는 도사 만날 생각도 모두 단념하고 ‘이 일을 장차 어찌할꼬’하는 생각이 깊어갈 뿐 오직 그 한 생각으로 아침에서부터 저녁에 이르고, 저녁에서 다시 아침에 이르기를 시간과 날과 처소까지 잊어지는 흐름이 이어지다가,

*25세 때부터는 ‘이 일을 장차 어찌할꼬’하는 그 생각마저도 잊어버리게 되어 점점 행하여도 행하는 줄을 모르고 말하여도 말하는 줄을 모르며, 음식을 먹어도 먹는 줄을 모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26세 때 음력 3월26일에 먼동이 트는 아침, 우렁찬 한 소리에 그 두렷한 한 소식이 청년 소태산으로 하여금 여래의 만능을 갖추게 됨에 이것이 바로 크게 깨침(?覺)의 순간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3천년전의 부처님은 ‘네 마음이 곧 부처니라’하셨고 2천년전의 예수님은 ‘하늘 나라는 네 마음에 있느니라’고 가르쳤고, 청년 소태산은 ‘우주가 둥글고 해가 둥글고 달이 둥글고 지구가 둥글고 우리 본래 마음(自?)이 둥근 것은 천지 만물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천지는 둥글며 그 텅빈 허공을 이용하여 덕(德)을 베풀 듯 마음도 허공처럼 텅 비우면 부처의 덕과 부처의 위력(威力=成佛)을 갖는다’고 가르쳐 주셨다.

일원은 허공을 통하여 밝게 비치고, 인과는 공한 진리를 통하여 공정히 나투는 도(道)가 바로 법신불(法身佛=진리부처)의 모습이다.

‘산하대지에 가을이 오면 초목들이 낙엽이 되고, 봄이 오면 다시 잎이 피는 것은 형상도 없고 잡을 수도 없는 한 기운의 조화’라 하심은 바로 만유가 한 체성으로 갊아 있다는 증거이다. 따라서 우리가 생로병사를 면할 수 없는 것과 우주의 모든 만물이 성(成)했다가 주(住)했다가 부서지고(壞) 다시 공(空)이 되는 것도 형상 없는 한 기운의 작용이며, 여기에 소소영령한 영지(靈智)가 있기 때문이라 하였다.

두렷한 한 기틀이란 일원상(一圓相)의 틀을 보심이며 일원상으로 그 당체의 사진을 보여 주심이다. ‘일원상(法身佛)은 곧 진리 전체의 사진이며, 이 진리의 사진으로써 우주의 본체(本體)와 현상(琅象)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고, 정성을 쌓으면 누구나 참 진리자리를 쉽게 터득하기 위함’이라 하였다.

청년 소태산의 깨침은 우주에 가득한 맑은 기틀을 한 몸에 안으시고 만생령이 약동하는 무한 동력의 소리를 들으시고, 그 한 생각의 소리를 바로 대각의 소식으로 우리에게 전하여 주셨다.

26세의 젊은 청년 대종사가 19년간의 구도 끝에 1916년 4월28일(양력)에 대각하신 의미와 대종사님이라는 주세성자를 이 땅에 오시게 하심은 어떠한 조짐이며, 진리계의 어떠한 보냄인가를 깊이깊이 궁리하여 보자.

‘인지가 발달되고 생활이 향상되는 이 시대에는 좁은 법만으로 교화할 수가 없으므로 마땅히 원융(圓融)한 불법(佛法)만이 나의 법의 주체가 된다’하시고 원융한 불법이란 개인, 가정, 사회, 국가, 세계에 두루 활용되어야 하므로 그 중에 제일 큰 도로 말하면 곧 우리의 본래 성품인 ‘생멸없는 도와 인과보응되는 도’라 하시고 만법을 통일하며 ‘하늘과 땅과 사람이 여기에 근본하였나니라’고 하였다.

인생에 있어서 성공을 다짐하는 드높은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는 큰 스승을 만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할 수 있다.

높은 학식과 깊은 사고력과 놀라운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하여 남이 쉽게 빼앗을 수 없는 절대적 인생의 몫을 찾기 위하여는 바르고 크게 깨친 어른을 스승으로 모시고 우리 모두를 깨침의 길(覺路)로 이끄는 마음공부를 하여 도와 덕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하면 한 세상을 물 흐르듯이 맞이하는 지혜가 생기며, 어떠한 인고(忍苦)의 아픔도 성심(誠心)과 천심(?心)으로 녹혀져 고요하고 밝고 훈훈해진다.

욕심대로 되지 않음을 탓하지 말고 저마다 가슴 속에 숨겨두고 고민하는 업력을 돌려 나의 여러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가꾸고, 키우며 살때 너와 내가 화(和)로 변하여 부처의 세계가 열리리라 믿는다.

<전북교구장, 수위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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