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그곳엔 훈훈한 동남풍이 분다

   
 
  ▲ 대각개교절 경축행사 일환으로 안동교당에서 열린 웃는얼굴 사진전은 교도들 모두가 대각개교절의 기쁨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영국여왕 엘리자베스는 왜 한국하고도 안동을 다녀갔을까.

예로부터 경북지역에서 경주와 함께 낙동강 동쪽의 대읍(?邑)으로 정치·행정·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안동.

퇴계 이황, 서애 유성룡 등 유학의 명현을 비롯한 인물을 많이 배출해 추로지향(鄒魯之鄕)으로 유명한 안동은 유교문화의 본고장으로 서원, 사찰, 고적 등 한국전통의 문화를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어딜 가나 흔히 볼 수 있는 글은 충(忠)과 효(孝) 두 글자. 이제 안동은 한국의 현재를 이해하기 위한 기준이자 변화된 한국의 여러 모습을 캐낼 수 있는 광맥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세계화 시대를 맞아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으로 부각되는 요즈음, 고집스러울만치 자기 것을 지켜온 안동이야말로 ‘전통적인 한국의 이미지’로 세계가 인정을 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대구·경북교구 북부지구에 해당하는 안동지구(지구장 이양권)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안동교당을 중심으로 의성, 군위, 상주, 점촌, 영주, 영양 7개 교당이 겨우내 말랐던 가지에 물이 오르며 꽃망울을 터뜨려 봄소식을 전하듯 희망차다.

정산종사 탄생100주년을 기해 지역교화에도 일대전환기를 맞고자하는 교구내 분위기와 무엇보다 교화가 잘 돼야 기념행사도 보람을 거두리란 교무들의 마음바람이 경북 북부 지역의 한기를 몰아내고 훈훈한 동남풍을 일으키는 것이다.

총부를 출발해 5시간 가까이 걸려 처음 도착한 곳은 안동교당(교무 이양권, 오진경, 박동욱).

때마침 대각개교절 경축행사로 ‘웃는 얼굴 사진전’이 열렸다. 물론 올 경축행사의 일환이다. 웃고 있는 얼굴의 주인공들은 안동 어린이집의 천진한 어린이들과 안동교당의 교도님들. 모두가 아는 얼굴이요 누구나가 주인공이 돼있는 전시회라서 더욱 화기롭다. 기념행사에는 정동호 안동시장이 축사를 하고 대각떡에 불을 밝혀 공동생일을 함께 축하했다.

깎아지른 듯한 산꼭대기에 교도들과 어린이집 원아들이 벽돌 한 장씩을 들고 올라와 교당을 신축했다는 안동교당의 건축불사는 평지조산의 역사임을 증명하고 그 언덕을 오르는 정성 속에 새삼 숙연해진다.

올해부터는 한달에 한번씩 선법회를 통해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꾸는 프로그램을 시도해 호응을 받고 있으며 어린이집은 17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영양교당(교무 최심경, 송공원)은 안동지구에서도 외진 곳으로 가장 먼곳.

몇해 전 첩첩산중 고갯길을 넘어 9시간여만에 도착했던 곳, 한문교실을 하며 개척교화를 하던 그곳엔 예쁘게 단장한 어린이집과 단촐한 생활관이 들어서 새싹교화가 활발하다.

또 한때 지역사회에서 물의를 빚었던 영주교당은 한동안의 몸살을 마치고 이영덕 교무가 부임하면서 이제 정상적인 어린이집 운영이 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현장에서 홀로서기를 해야하는 교무들의 어려움에 대한 교단적 배려가 좀더 세심하게 이뤄져야 하리란 생각도 든다.

점촌교당(교무 홍혜진)은 폐광에 따른 지역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교당을 신축한 이후 활발한 교화가 되지는 못해도 조용한 가운데 연원교당을 마련하고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인근지역 예천에 이미 연원교당을 마련한 상태다.

상주교당(교무 김성효, 윤정암)은 올해로 7회째인 민속어린이 잔치를 준비하느라 마당엔 온통 민속잔치 도구로 가득하다. 또 매년 여름이면 여름예절학교가 운영돼 지역사회 청소년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어린이집을 졸업한 후에도 교당과 연결돼 해마다 참석자가 늘어가고 그 기간동안은 교당에서 전원이 숙식을 한다.

군위교당(교무 정덕은)은 인근의 주민들을 교화해 이번 대각개교절에는 행사준비를 위해 쑥도 캐다 주고 행사에도 대부분 참석해 이웃교화가 이뤄지기 시작하고 있다. 또 가까운 학교의 청소년들이 토요일이면 으레껏 교당으로 향할 정도로 교당과는 친숙해진 상태.

의성교당(교무 오주원)은 올해 처음으로 대각개교절에 법호수여식을 하고 정산종사 탄생100주년을 기해 지역교화와 함께 교도들이 공부를 하는 계기로 삼았단다.

이처럼 안동지구 전체에 활기가 돌기 시작한 것은 교단적으로 기념행사가 이뤄지는 시기에 행사를 주관하는 대구·경북교구가 교화에 총력을 기울이는데다가 지구별 교화활동 또한 기폭제 역할을 하는 까닭이다. 지구내 교당들이 대부분 어린이집을 교당 부설기관으로 운영하고 있어 상호 정보교환도 되고 협력할 수 있으며 교육교화를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4월23일, 작년에 이어 안동지구 합동대법회를 보고 2부행사로 체육대회를 해 지구내 전 교도가 한 교당 식구처럼 친숙해져 있는 안동지구엔 긴 겨울바람이 지나가고 훈훈한 동남풍이 불기 시작했다.

정산종사 탄생100주년을 맞으며 한국의 중심 안동에서 전세계로 불어갈 동남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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