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 어린이교화의 산실
어린이 및 지역교화 방안으로 처음 도입
신설 교당의 유지발전을 위한 기반으로 변화

교단 최초의 유치원은 정읍교당 원광유치원으로 원기38년 6월에 정식 인가를 받아 유아교육을 시작했다. 이후 17년이 지난 원기55년 7월 군인가족과 공단주변의 교화를 위해 창원교당 유치부가 발족된다. 비인가 시설로 열악한 환경이었으나 미술분야에 뛰어나 국제대회 및 전국대회에 많은 입상을 냈다.

원기58년 7월에는 장산교당이 섬주민들에게 원불교를 인식시키고 어린이교화에 역점을 두기 위해 어린이학교를 개설했다. 또한 원기63년 12월에는 대연교당이 원광어린이집 정식인가를 받고 이듬해부터 운영에 들어갔다.(현재는 장산원광어린이집과 대연원광유치원이 남아 있다)

이와 관련 본보 230호(원기64년 3월 25일자) ‘한국의 유치원 및 어린이집 현황과 교단의 어린이 교육의 실태와 문제’라는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정읍)원광유치원은 지금까지 1천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는데 대부분이 원불교 신자로서 정읍지역 사회발전에 공헌한 바 크다. 그리고 지금까지 유치원 재학생중 40%가 어린이회에 참석하여 왔다. 한편 그들의 자모 대부분이 원불교 교도는 아니지만 신자가 되었으며 그 중 20%가 입교하여 일반법회에 참석했다… 중략 … 장산 어린이학교는 탁아소를 겸한 어린이 교육으로써 일종의 자선사업이었다. 지금까지 어린이학교를 거쳐간 학생이 1백50여명으로, 그 중 70%가 교당에 나온다”

이상에서 볼 때 교단의 유아교육기관은 원기64년(1979)까지 정식인가 2곳, 비인가 2곳 등 총 4개 기관에 불과했으나 지역교화에 미친 영향은 상당히 높았음을 알 수 있다.

유아교육기관의 설립은 교육기관 종사자와 어린이는 물론 그 가족에게로 교화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 그런 까닭에 교단의 유아교육기관은 원기67∼68년, 원기75∼82년의 두차례에 걸쳐 크게 증가했고 ‘원광어린이집’은 교단 유아교육기관의 대명사가 되었다.(현재 국내 교당의 약 22%가 유아교육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유아교육기관 설립은 점차 교화방법의 선택을 넘어서 신설 교당의 생존을 위한 기반이 되어 갔다.

원기66∼75년 사이 선교소 인가를 받은 교당 가운데 30%가 넘는 곳이 유아교육기관을 동시에 설립했으며, 원기76∼87년 사이 선교소 인가를 받은 교당 가운데 20%가 넘는 곳이 이미 교당 설립 이전에 유아교육기관을 설립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적으로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유아교육기관이 교화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원기88년 한창민 교무의 ‘원불교 유아교육기관 지도 점검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교화의 경우 유아교육기관을 가진 교당들이 전체적으로 교화상황이 나은 것으로 나타나지만, 유아교육기관의 크기에 비례하여 어린이법회 참석 인원이 증가하는 정도는 유의미하게 크지 않다”고 분석되어 있다.

일반교화의 경우 적어도 기관의 교사 및 직원의 교도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일반 법회 참석 인원이 대체로 원아 숫자에 별 관계가 없으며, 원아들의 숫자에 비해 그들이 어린이 교도로 연결되는 비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는 것. 또한 환경변화에 따른 운영 및 경쟁기관의 증가에 따른 원아모집의 어려움, 교화연계 부족에 따른 갈등이 유아교육기관 운영의 걸림돌로 나타났다.

최근 ‘보육시설 평가인증제’도입 등과 관련, 단위기관의 역량으로 어렵다면 조직적인 활동을 통해서라도 교단의 유아교육기관 운영방향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대두되고 있다.

교단의 유아교육기관이 그동안 내실 있는 운영으로 지역사회의 신뢰도를 확보해 온 만큼 유아교육과 교화의 맥을 놓지 않는 슬기로운 대처방안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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