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에 부임해서 첫 과제는 교당을 옮기는 일이었다. 그러나 우리 교당의 능력으로는 앞으로도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예상조차 하기어려운 형편이었다. 하지만 꿈과 희망을 놓지않고 꿈의 목록 제1호로 교당부지를 마련하겠다고 기도하며 살아왔다.

마침내 그 기도가 응답을 했다. 문산 김정용 종사님 가족이 추운 1월 어느날 교당을 방문해 주셨다. 용기 잃지 않도록 정신·육신 물질로 베풀어주시고 가셨다.

문산 종사님은 그 후 은산 김장원 재정부원장님과 훈산 윤신택 대호법님을 만나실 기회가 있어 우리교당의 어려움을 말씀했다고 한다. 그러자 윤 대호법님은 ‘그렇게 어려운 교당이면 한 번 가보자’고 하시어 세분이 2월29일 우리교당을 방문하게 되었다.

윤 대호법님은 “오늘 예산교당에 간다고 하니 집사람(정타원 송정련 대호법님)이 ‘예산에 가신다고 하니 가서 교당만 보지말로 교당을 지어드리고 오시라’고 했다”면서 “땅을 사달라고 하면 땅을 사주고 집을 지어달라면 집을 지어 줄 수 있으니 교무님이 판단하라”고 하시지 않은가.

나는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지금 교당 위치에 새로운 집을 지어도 아무런 비젼이 없는 곳이기에 땅을 사주시라”고 말했다.

예산의 큰 숙제가 풀리는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그렇게 해서 예산의 중심부라 할 수 있는 곳에 200여평의 부지를 마련하게 됐다.

또 처음 교당을 방문했을 때 불전에 1백만원을 헌공해주셨다. 예산교당 건축기금으로 쓸 수도 있었지만 혼자서 다 차지하면 복이 감해질 것 같아 어려운 교당 몇 군데에 제일건설과 윤 대호법님 가족 이름으로 희사를 해드렸다. 지금도 끊임없이 감사의 기도를 하고 있다.

큰 사업을 하시면서 여기 저기 많은 불사를 하시면서도 사없는 마음으로 공부하시고 큰 사업 하시는 불보살들의 한량없는 심법에 감사드리며 이제는 신축기금을 마련하는데 정성을 쏟고 있다.

5월이면 교당을 신축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법신불 사은님, 종법사님, 스승님들과 동지들의 은혜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니 여기에서 법신불 사은님과 모든 분들의 뜻을 받들어 반듯한 교화현장을 만들 책임이 주어진 것이다.

나에게 이런 소중한 체험의 기회를 주셔서 부끄럽지 않는 구도자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고, 초창교당과 어려운 교당에서 살고 있는 동지들의 세세곡절을 마음과 피부로 절감할 수 있기에 없는 가운데에도 마음을 나눌 수 있어 기쁘기만 하다.

<예산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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