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는 식목일이 법정 공휴일에서 제외된다. 지금까지 식목일을 기다려 집 앞 공터에 과일나무를 한 그루 심든지, 아니면 조상 산소를 찾아 예쁜 꽃나무를 심거나 선조묘에 잔디를 입혔다. 마땅히 나무 심을 곳이 없는 사람들은 야외를 찾아 새움 돋는 나무에서 생명의 경외를 느끼고, 푸른빛이 짙어가는 숲을 바라보며 숲의 은혜에 고개를 숙였다.

그런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니 섭섭하다. 이유야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 공휴일이 너무 많아 그런다지만 공휴일이 아니면 일상생활이 그대로 이어진다. 그럼 나무 심는 일을 잊어버릴지도 모른다. 일상생활의 연속에서 어떻게 나무 생각을 하겠는가. 그래서 금년 식목일을 보내며 나무 생각을 하게된다.

10년 후면 교단 창립 100주년이 된다. 세 자리 숫자 교단 역사를 갖는다. 기쁨의 역사를 만들고, 희망의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지금 우리는 그 준비를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일 하나로 ‘백년 숲 만들기’를 제안한다. 기존 업무와 관련된 부서나 기관이 나서도 좋고, 뜻 있는 사람들이 모여 운동으로 확산해도 좋다. 교도들이 가기 편한 중앙총부 부근이든, 영산성지든, 넓은 터가 있는 삼동원이든, 수계농원을 정해 지금부터 원기100년까지 나무를 심어가자. 그리고 그 숲 이름을 ‘백년 숲’이라 하자.

지금 십 년 생 나무를 심으면 십년 후에는 이십 년 생 나무가 될 것이고, 이십 년 생 나무를 심으면 삼십 년 생 나무로 울창하게 자랄 것이다. 일년생을 심어도 백주년 기념대회 때는 십 년 생이 된다.

심는 나무는 실명제로 하자. 개인이든 가정이든, 기관, 단체, 교당이든 자기가 심은 나무에는 자기 명찰을 달자. 그래서 십 년 후 개교 백주년 기념대회를 마치고 백년 숲을 찾아 자기 나무 아래 부모와 자녀가, 선배와 후배가 모여 앉아 교단 백년 역사를 이야기하고, 백년 숲을 바라보며 오 만년 교단 기운을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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