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가족교화의 필요성

가정의 달을 맞아 행복한 가정을 생각해본다. 행복한 가정은 일원가정이 되는 것이다. 일원가정은 가족교화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가족교화는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원불교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① 가족교화의 필요성
② 가족교화 사례
③ 좌담



왜 가족교화인가?

최근 사회 각 분야에서 ‘우리 사회가 위기’라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다양한 숙제들 가운데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가정붕괴’다.

보건복지부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건강한 가정을 위협하는 요소인 가정폭력, 아동학대 등 병리현상의 발생건수가 여전히 증가추세에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가정폭력은 2000년 한해 7만5천여 건이었으나 매년 증가해 2003년에는 19만5천여 건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달에는 상습적인 폭력을 행사해온 아버지를 살해한 여중생 사건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혼율의 경우도 16년 만에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도 결혼대비 40%를 웃도는 높은 이혼율을 보이고 있다. 황혼이혼이 급증하고 결혼초 3년내 이혼도 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정문제는 자녀들에게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쳐 다양한 청소년 문제를 야기시킨다. 날로 늘어가는 노인학대문제도 무너져가는 가정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러한 가정붕괴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국가에서도 이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건강가정기본법’을 제정,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갔으며 우선 건강가정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자녀양육, 노인부양, 가족관계, 의식주 등 가정생활 전반에 대한 상담·교육 및 가정생활문화운동을 펼쳐갈 예정이다. 또한 가족에 대한 복지서비스는 물론 건강·소득·주거·사회환경 등을 포함하는 제1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06~2010)을 수립하는 한편 가족의 생활실태와 가정문제에 관한 서비스 욕구를 파악하기 위해 전국단위의 가족실태조사 또한 실시된다.

이와 관련 교단에서는 원기89년 2월 개최된 최상위 출가교화단인 각단회를 통해 ‘가정을 살리기 위한 교단적 운동 전개’에 대해 논의하고 중앙교구와 부산교구에서 향후 3년간 가족교화에 대한 시범 시행을 거쳐 평가와 보완을 통해 각 교구로 확산해 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부산교구는 올해 교화주제를 ‘가족’으로 정하고 교화기획위원회를 구성, 다양한 내용의 법회운영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각 교당에 보급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1일에는 대각개교절을 기념하여 합동법회를 개최했고 올 하반기에는 일원가족 금강산 성적지 순례도 계획하고 있다. 이외에도 각 교당 및 훈련원에서 부부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가정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

박순정 부산교구장은 “교도 가정뿐만 아니라 일반가정을 대상으로 우리의 교법을 적용하는 ‘좋은가정 프로그램’도 구상하고 있다”며 “현재 출재가교도로 구성된 교화기획위원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으며 내년 정도에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단의 가정문제 관련 프로그램은 이미 심도있게 접근해가고 있는 이웃종교와 비교해볼 때 다양성과 전문성에서 아직 부족함이 많은 실정이다. 오늘날 일반 사회에서도 작금의 가정문제에 대해 정부·종교 등의 연대활동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주세교단으로서 가정붕괴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 이에 책임을 지고 한국사회에 뚜렷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남세진기자 nam@wonnews.co.kr



가족교화를 생각한다

2001년 정부에서 주 5일 근무제 시행을 예고하자, 언론에서 시행 이후 나타날 사회 각 분야의 트렌드를 발표했다. 종교계에서는 그 중 ‘가정생활문화의 급변, 종교생활의 변화, 학교의 변화’라는 대목을 주목했고 금년 3월 전국의 초중고 월1회 토요일 휴업을 시행하면서 그 변화를 체감 하고 있다. 이제 매주 휴가를 즐길 기회가 와 종교가 아닌 다른 데서 행복지수를 높일 층이 많아질 것이다. 가정의 달에 “한 가정은 곧 작은 나라인 동시에 큰 나라의 근본이 된다”하신 대종사의 법문에 의지하여 가족교화를 생각해본다.

교도 가정에 혜시하는 교당으로

한창민 교무(원광대 원불교학과)가 2003년도에 원창학원 산하 교립 5개 남녀중고등학교 학생 3,188명과 그들의 어머니를 대상으로 ‘자녀의 종교성에 미치는 가족요인 및 어머니의 종교성 효과’를 조사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부모의 종교결합유형은 자녀의 종교성 형성에 중요한 효과를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교무는 이에 근거하여 “▷교화는 학교 등 공식적인 통로를 통해서 이루어지기보다 가족 내에서 먼저 형성된다. ▷따라서 우리의 교화는 가족을 교당으로 이끌고, 교당이 가족 속으로 들어가도록 할 수 있어야 한다. 교당에 가족이 와서 가족이 살아나고, 가족애가 더욱 짙어질 수 있는 구조적, 교리적, 활동적 배려들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입교의무 이행에 있어 1차적 교화대상은 가족이다. 일원가정을 이루지 못한 교도에겐 큰 부담이다. 가족교화는 교당에서 교도 가정에 혜시 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여 종교생활이 의무가 아닌 가장 큰 은혜임을 느끼게 해야 한다. 그리고 어렵사리 가족을 교화하여 교당에 오면 정작 가족이 따로 앉아서 법회에 참석하게 되는 어색한 문화도 개선해야 한다.

종교적 신념 뿌리 내리게 해야

재가(齋家)를 교법으로 하기 위해서는 가례 이행을 선행해야 한다. 이에 덧붙여 가족법회, 가정법신불 봉안, 가정기도, 가정순교, 가정단회 등을 통해 가정을 중심으로 종교적 신념을 굳건하게 해야 한다. 이 같은 노력이 평시에 이뤄지지 않아 교도로서 종교적 신념에 바탕한 정체성을 지켜가기보다는 포용성을 내세워 개종도 쉽게 용인하는 일이 빚어지고 있다. 아울러 어린이, 청소년 법회 미개설로 가족이 함께 종교생활을 할 요건을 원천적으로 배제시키고 있는 현실도 극복해야 한다. 또한 헌공이나 각종 사업 전개, 인간관계 등의 사유가 가족교화의 장애가 된다면 이 또한 구조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가족의 소중함 일깨워주는 복전

교당에서 교도 가정에 기쁨과 보람과 유익을 위해 제안할 수 있는 기회는 몇 차례나 만들 것인가? 교당이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복전이 되어야 한다.

가족을 위한 교화교재개발과 가족단위 주말프로그램, 가족단위 봉사활동거리 등 가족이 일체감을 갖고 보람을 얻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가야 한다.

이같이 가족과 더 밀접하게 다가서는 교화는 지역교화의 못자리판으로서 지역현실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교당에서 우선적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아울러 지역사회 가정의 자녀, 부부, 노인 등을 위한 프로그램 및 공간 마련 등 비교도 가족을 위한 폭넓은 교화시스템도 지역의 복지, 교육, 훈련시설 등과 연계하여 전개할 필요가 있다.

나상호 교무 / 교화훈련부



천주교의 가정사목 실태

작년 12월 16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는 복음적인 가정공동체 건설에 힘쓸 것을 당부하는 성탄메시지를 발표했다. 정 대주교는 메시지에서 “이혼이 늘어나는 것을 비롯해 우리 가정이 겪고 있는 문제가 심각하다. 서울대교구도 새해에는 가정을 위한 사목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가정사목, 상당한 수준

실제로 천주교의 가정사목에 대한 관심과 노력은 상당한 수준에 있다. 1994년 교황청 가정위원회는 국제가정의 해에 발맞춰 가정에 관한 프로그램을 보다 효과적으로 펼 수 있도록 교구 내에 가정사목부를 신설하도록 요청했다. 이에따라 한국 가톨릭은 교구별로 가정사목부를 설립했다. 서울대교구는 1997년 9월 평신도사목국 아래 가정사목부(http://www.ihome.or.kr)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사목국 가정사목부

가정사목 활동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교구는 서울을 비롯 광주, 인천, 전주, 수원교구 등이다. 그중에서도 교세가 가장 큰 서울대교구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가정사목부의 목표는 가정을 지원하기 위한 자료와 프로그램 제공과 관련 봉사자 양성에 두고 있다. 김동춘 신부와 장형란 수녀를 중심으로 평신도 4명 등 6명이 활동하고 있다. 소속단체는 행복한 가정운동, 가정성화사도직, 선택 등이 있다.

행복한 가정운동은 자연출산조절확산운동을, 가정성화사도직은 가정과 생명에 관한 4주세미나와 강좌, 피정지도, 가훈상담을 하고 있다. ‘선택’은 젊은이들이 부모, 형제, 가족, 가까운 친구들과 더욱 더 깊은 관계를 맺도록 노력하는 한편 교회 내에서 공동체 의식을 갖게 해주고, 중요한 존재임을 깨달아 교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가정사목부에서는 가족관계 프로그램, 생명성교육 프로그램·지도자교육 프로그램 등이 다양하게 운영된다. 특히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역시 가족관계 프로그램이다.

가족관계 프로그램은 연령별, 성별, 특성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일반신자들을 위한 가정성화 생명수호 월례특강 및 미사와 가정성화특강, 젊은이들을 위한 선택주말, 예비부부와 초보부부를 위한 가나 혼인강좌와 약혼자 주말·가정길라잡이교육, 가족해체와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건강한 가족공동체, MBTI를 통한 가족관계워크숍에서는 심리학 이론도 도입하고 있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가정교리. 가정교리는 부모가 자녀를 신앙적으로 교육시키는 첫 번째 스승 역할을 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부모가 첫 영성체를 준비하는 자녀와 대화형식의 교리교육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가정의 복음화를 이루려는 치밀한 배려와 전략이 뒷받침되어 있다.

지도자교육 프로그램도 잘 준비되어 있다. 부부워크숍 지도자 교육은 가정의 핵심인 부부를 중심으로 가정생활 내용을 체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지구별 혼인교리 담당자 교육, 가정사목 연수 등이 이루어진다. 특히 가정사목연수는 가정사목 분과위원들에게 본당내 가정사목 활성를 위한 구체적인 지침과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교구와 성당의 각종 프로그램은 공개자료실 데이터룸과 가정중심의 본당 사목프로그램에서 제공된다.

본당에서도 가정성화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들이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가족미사의 상설화, 매주 1회 온가족 기도하기, 가족미사의 날을 정해 가정사목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타산지석으로 삼을만하다.

문향허기자 moon@wo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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