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단은 지난 10년간 북한지원사업으로 42억여원을 전달했다. 사진은 원불교 봉공회원들이 서울회관에서 북한 동포돕기 담요전달 하는 모습.
수위단회 상임위원회 전문위원들은 매년 분과별로 연구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발표내용은 교단 운영에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올해 발표된 4편의 논문을 2회에 걸쳐 연재한다.

1. 북한지원사업 변화와 북한교화 전망
2. 교단산업에 대한 전략적 접근

3. 전무출신 제도 개선방안 연구
4. 여성 교역자 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Ⅰ. 대북지원사업 성과와 의의

남한의 대북지원은 국제사회의 대북지원과 달리 인류애적 가치의 구현이라는 보편성과 한민족 사이의 지원이라는 점에서 특수관계를 지니고 있다. 특히 분단상황이라는 복합적 요인은 대북지원에 있어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이다. 따라서 대북지원은 다른 인도적 지원과 달리 분단상황과 남북관계의 변화, 그리고 통일이라는 복합적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10여년간 지속된 대북지원사업은 식량난으로 인한 북한주민들의 희생과 고통을 줄이는데 실질적인 기여를 했으며, 자립생존의 토대를 마련하는데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민족의 내적 통합 기반인 인적, 물적 교류의 실질적 기회를 제공했으며, 룡천시 사태를 계기로 북한주민들의 인식이 전환된 것으로 보고 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지원내용도 긴급구조 차원에서 농업개발, 보건의료, 기술이전, 개발사업 등으로 다변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교단은 1995년 북한 홍수피해를 시작으로 인도적 지원사업을 시작, 평양빵공장 지원에 이르는 활동을 해오고 있다.

Ⅱ. 교단의 대북지원

원불교의 인도적 대북지원은 1995년 9월 15일, 강남교당이 대한적십자사에 북한 수재민 돕기 성금 1천만원을 기탁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은혜심기운동본부, 봉공회, 여성회, 청운회, 원불교 청년회 등 교단 내 여러 단체와 강남교당을 비롯하여 원광대학교, 전국 각 교당 교도들의 통일염원이 담긴 성금으로 지속되어 지금까지 40억원을 상회(표1)하고 있다.

지원 품목은 담요, 이불, 의류, 옷감, 아기 분유 및 기저귀, 의약품, 식량(쌀, 밀가루, 감자, 옥수수 씨앗), 간장, 여성 생리대용 소창지, 비료, 장난감, 구두, 문구류, 세탁 비누 등 다양하다. 이들 지원 물품은 2002년 9월 28일 이후로 독자적인 대북지원창구인 ‘재단법인 원불교(대표 : 장유석)’ 를 통해 이뤄지고 있어 교단의 지원 실적이 대외 뿐 아니라 북한지역에 실질적으로 드러나게 되었다.

한편, 교단에서는 북한에 대한 지속적 지원의 방법으로 빵공장 설립 추진이 필요하다는 방향을 잡고 원기86년 9월 11일 봉공회, 여성회, 청운회 등 단체장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공장 설비비는 세 단체에서 부담하고 매월 지원하는 밀가루는 교정원에서 책임을 맡아 진행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어 빵공장 설립과 관련, 교단 측 대북 창구인 ‘조선불교도연맹’ 과 지속적인 접촉 결과, 원기87년 10월 8일 북경에서 김일상 한민족한삶운동 본부장, 정명중 은혜심기운동 본부장은 조선불교도연맹 중앙위원회 심상진 서기장 일행과 만난 자리에서 교단에서 공장설비 지원금과 월 40톤 정도의 밀가루를 지원하기로 하고, 12월 중 북경에서 다시 만나 구체적인 협약에 이를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지금 현재는 36톤의 밀가루와 설탕, 식용유 등의 지원으로 더 맛있는 빵이 북한 동포들에게 지원되고 있다.

Ⅲ. 대북지원사업의 문제점과 전망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인도적 지원사업은 정체 또는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대북지원이 본격화되면 규모나 사업성 면에서 인도적 지원보다 정부 차원의 지원에 더 매력을 느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둘째, 북한 인권상황에 대한 남측의 비판적 시각 확대로 남쪽 주민들의 공감대가 약화되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셋째 10년간의 경험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NGO들은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고 후원자 확충에도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질적 성장이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장기적인 지원으로 인한 지원피로현상도 야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간 차원의 대북지원사업도 구조적인 전환을 꾀하고 있다. 2000년 이후 경협이 확대되고 정부 차원에서 비료와 식량을 지원하면서 대북지원 단체들은 조직혁신, 재원확보, 전문성 확보를 요구받고 있다.

이와함께 국가 차원의 대북지원 계획이 수립되면 NGO의 역할 분담도 요구되고 있다. 조직의 정체성과 함께 민간내의 의사소통과 분야별 협력 조정, 인적 고리 등을 새롭게 재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Ⅳ. 북한교화 전망

현재 북한사회는 그들이 원하던 원하지않던 변화의 흐름 속에 놓여있다. 지도부와 인민들의 의식과 생활태도가 과거와는 다르다. 현재 북한사회는 변화 촉진 요인과 억제 요인이 혼재되어 있으나 변화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고 본다.

그동안 북한에 접근하는 수많은 민간단체가 있었지만 교단은 민간단체이면서 종교단체로서 나름대로 기여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북한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구호사업을 소박하지만 조용히 그리고 꾸준히 전개해왔고 이 점은 북측도 인정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교단은 스스로 설정한 원칙을 다시 점검할 시점에 왔다.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구호사업은 당분간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대북지원사업을 하는 민간단체는 식량지원을 비롯하여 의료보건 및 교육과 농업개발부분에 걸쳐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경제난을 벗어나 새로운 경제발전을 모색하고 있는 북한의 실정을 감안한 효과적인 지원 사업을 찾아 눈높이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원사업을 보다 전문화하여 전문NGO 성격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교단내 단체들간의 의사소통, 분야별협력과 조정, 인적네트워크 확보등을 위한 협의기구의 활성화와 기능강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병원, 관광, 학교, 건설등에 대한 포괄적 협력사업에 대한 밑그림도 그려야 할 것이다.

둘째, 과도기적 현상에 대한 준비와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과도기 북한사회는 사회 전체의 가치 뿐 아니라 개인의 정체성에도 혼란을 초래할 것이며 신앙은 이러한 북한주민들에게 새로운 선택으로 제시될 것이다. 이러한것과 관련해서 통일교학준비, 북한교화지원교무연수, 북한교화출,재가 모임, 북한교화에 대한 프로그램 개발등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통일에 대비하여 북한 이해 증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통일학교, 통일아카데미. 갈등해결 설교안, 온라인 교육, 동아시아 평화프로그램 등이 그것이다.

넷째, 매년 1,000명 이상 탈북자들이 남한 사회에 정착하고 있다. 남한에 정착하는 탈북자 중 얼마나 많은 탈북자들을 도와주는지, 얼마나 많은 탈북자들이 교도로 거듭 날 수 있는지 변화하는 북한사회에 교단이 할 수 있는 역할과 사명의 시금석으로 생각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학교 교육, 교당별 자매결연, 문화기행 프로그램 연대등을 준비할수 있다.

마지막으로 북한사회를 지속적으로 변화시키고 변화의 가속화를 유도하기 위해 우리 남한사회의 내부 준비와 역량을 꾸준히 발전시켜야 한다. 북한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인식과 함께 그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하는 가치에 입각한 문제들은 냉철한 시각 못지않게 따뜻한 가슴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한 우리 사회내부에서 격화되기 시작한 소위 남남갈등은 이러한 변화의 속도와 내용에 대한 인식과 가치관의 혼란에 기인한 바 크다. 다원화된 남한사회를 차원 높게 결집시키는 역할은 정부나 언론, 정치인도 책임이 있지만 종교인으로서 담당해야 할 몫이다.

교육문화상임위 전문위원 윤법달 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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