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치소 재소자의 어머니

나선정 교도(신림교당)는 서울구치소 재소자와 위병소 교도경비대원들의 자상한 어머니로 불린다.

2001년 결성된 교정교화봉사회의 일원으로 참가하여 지금까지 무결석과 피아노 반주, 간식공양을 담당하고 있다.

서울구치소 법회는 은혜의집이 담당하여 강해윤 교무가 매주 목요일 남사, 여사, 사형수법회 등 3회의 법회를 이끌고 있다. 서울봉공회 소속인 교정교화봉사회의 임무는 강 교무를 도와 법회보조와 교리지도, 상담 등의 진행이다. 즉, 서울구치소 교화를 담당함과 동시에 소년원과 분류심사원 등 교정교화를 담당하는 은혜의 집을 후원하는 것이다.

나선정 교도는 교정교화봉사회의 일원으로 묵묵히 재소자들을 위한 일원법음을 전하고 있다.

나 교도는 매주 목요일, 재소자들을 위한 이십만원의 간식을 혼자서 헌공한다. 나 교도의 정성은 간식비를 내는데 그치지 않는다. 빵과 떡 등을 고를 때면 직접 맛을 보고 선택하며 직접 차에 싣고 구치소까지 가져온다. ‘좋은 것이겠지’라는 대충의 관념이 만의 하나 있을지 모르는 불평으로 지금까지 원불교의 공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나 교도가 준비하는 것은 재소자를 위한 간식만이 아니다. 서울구치소를 관할하는 위병소 교도경비대원들을 위한 간식도 어김없이 준비한다. 계란과 고구마 등을 직접 삶아 이들에게 전달한다. 경비교도대의 김행규 씨는 “처음엔 누가 간식을 주시는지도 몰랐는데 5년간 한결같이 따뜻함을 전해주셨다”며 “이제는 대원들이 식사를 하며 원불교에 대한 이야기꽃도 곧잘 피웁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전에 원불교 종교의식의 안내를 맡은 지중한 인연이기도 하다.

이쯤되니 서울구치소의 재소자들과 관리요원인 교도경비대원들이 자비심 넘치는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이다.

법회에 임하면 나 교도가 빠짐없이 하는 것이 있다. 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법회를 달래주는 성가와 노래부르기의 반주자 역할이다. 재소자들과 호흡을 맞추며 피아노를 쳐가는 모습은 ‘서울구치소 어머니’의 또다른 모습이다.

맡은 역할이 이렇다보니 법회에 빠질 수가 없다. 교당법회는 물론이고 매년 서울구치소의 목요법회에 지금까지 무결석이다. 그렇다보니 일반 약속은 물론이고 친구들과의 해외여행까지도 취소하며 오로지 서울구치소의 교정교화를 위해 봉공하고 있다.

차가운 겨울, 서울구치소는 나 교도 때문에 오히려 훈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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