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마무리를 재촉하는 한 장의 달력에 마음이 쫓기고 추위에 몸이 움츠러드는데 두 음악회가 넉넉함과 따뜻함을 안겨주었다. 연말을 맞아 열린 음악회이기도 하지만 두 음악회가 열린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한 음악회는 제자들이 스승의 은혜와 노고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마련한 ‘송은 가곡의 밤’음악회이다. 송은 교수는 35년간 강단에서 후배들을 양성하며 왕성한 작곡활동을 하며 원불교 성가 발전에도 큰 획을 그은 원불교 성직자(교무)이다. 이제 회갑을 넘어 완숙경지에 이른 스승을 위해 지도를 받은 원광대 음악과 총동문회에서 주최하고, 제자들이 직접 스승이 작사 작곡한 가곡과 다른 사람의 작시에 곡을 붙인 가곡들을 독창과 중창, 합창으로 연주했다. 제자사랑과 스승에 대한 존경과 감사가 어루러진 보은음악회이다.

또 한 음악회는 중견 성악가인 김보경 교도가 파기스탄 지진 이재민을 돕기 위해 열은 ‘사랑과 나눔의 콘서트’이다. 연말을 맞아 시간에 쫓기고 각박해진 마음에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주어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만 해도 행복하고, 찬바람 부는 겨울 훈훈한 선율로 시린 가슴을 녹여주는 것만 해도 행복이다.

그런데 음악회의 수익금을 지진재난으로 노숙과 배고픔에 시달리면서 또 다시 다가오는 겨울재난을 걱정하는 파키스탄 이재민에게 보낸다 하니 정말 인류애를 실감하게 한다. 음악회에 참석하여 행복을 얻은 사람들은 보너스로 파키스탄 이재민을 돕는 보은도 하게 되었다.

한 해를 보내면서 한 사람은 작곡가로, 또 한 사람은 성악가로 사랑이 무엇이고, 베품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 주었다. 옆을 한번 돌아보며 일년 동안 못 다한 사랑과 베품을 챙기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