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육지 출장길 비행기 속에서 신문을 통해 두개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보았다.

하나는 43년간 봉사하고 말없이 떠나가는 소록도 벽안의 천사들이란 기사였다.

“헤어지는 아픔을 드릴 수 없어 말없이 떠납니다.”소임을 다하고 본국 오스트리아로 떠나는 71세의 마리안느, 70세 마가렛 수녀의 감동적인 모습에 고개 숙여 감사를 드리고 경배를 올렸다. 이 소식에 소록도 주민들은 이별의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치료소와 성당에 모여 30일 열흘째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마음이 한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두 수녀들은 이십대 후반 소록도를 찾아 한센병 환우들과 긴 세월 본국을 통해 갖가지 의약품과 지원금을 받아 그들과 아픔을 같이 했다. 장애교정, 영유아 교육, 한센병 자녀들을 위한 자활정착사업 등을 정부의 도움없이 해결하는 억척의 행보였단다. 이런 한센병 환자들에게 아낌없이 주고는 어느 날 “나이 들어 제대로 일을 할 수도 없고 있는 곳에 부담을 주기 전에 떠나야 한다”고 편지 한 장 남기고 이른 새벽 아무도 모르게 섬을 떠나는 그들, 갖고 간 짐이라곤 낡고 조그만 여행 가방이 전부였다고 한다.

또 하나의 아름답고 위대한 모습은 한쪽 팔 한쪽만 장애를 가지고 월드여성 성취상을 수상한 앨리슨 래퍼라는 여성이다.

그 주인공은 영국의 구족화가 겸 사진작가인 그녀는 두 팔이 없고 다리는 짧은 선천적 장애인으로 태어났으나 자신의 장애를 오히려 예술의 소재로 승화시켜 전 세계 장애인과 불우한 여성에게 희망을 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 장애에 머물지 않고 결혼하여 자녀를 낳고 예술 활동을 하는 의지력이란 비장애인들의 마음으로는 부끄럽기 이를 데 없다.

이 두 기사를 보면서 우리들의 생활을 되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작은 일에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아우성인 우리 사회에 좋은 귀감이 되었다.

두 수녀는 욕심으로 가득한 사회에 낡은 여행용 가방하나 들고 떠날 때 대우에 개념이 없이 홀연히 새벽 안개와 벗 삼아 말없이 떠나시는 모습, 구구 절절 이유없는 행보, 마지막 까지 부담주기 전에 가야 한다는 진퇴의 도를 보여 주었다. 앨리슨 래퍼는 어떤 신체적 상황이든 어떤 사회적 환경이든 이에 개의치 않고 인간으로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우리들에게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언설로서는 그들의 모습들을 옮기기가 어렵다. 그 아름다움, 그 위대함이란 떠남과 성취함을 수 없이 반복해야하는 우리들의 생활에 밴치마킹이라도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교무·제주원광요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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