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호·이진선 교도

“저희 부부는 ‘보은’이 컨셉입니다. 늘 봉공하는 생활을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결혼한 장준호·이진선 교도는 식이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소록도로 향했다. 두 사람의 신혼여행지를 소록도로 정했기 때문이다. 해외신혼여행이 보편화된 이때 그것도 하필이면 소록도냐고 반문할 사람도 있겠지만, 이들의 신혼여행 의미는 특별하다. 결혼을 기념해 신혼여행기간 동안 소록도에서 자원봉사를 하기로 한 것이다.

전북교구 청년연합회장인 장 교도(우아교당)와 서울교구 청년연합회 부회장인 이 교도(서초교당)가 처음 만난 것은 8월 영산성지에서 올린 원청법인기도 때이다. 영생을 일관할 서원기도를 올리는 중 일생을 함께 할 반려자를 만나게 된 것.

장 교도는 짧은 기간의 만남이었지만 ‘내가 만나야 할 사람은 이 사람’이라는 확신을 갖고 지난 4일 완주향토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전북교구 원청개벽제에서 공개프로포즈를 했다. 장 교도는 “프로포즈할 때는 그래도 분위기가 좋아야 했는데 차력시범 바로 뒤여서 굉장히 어색했다”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이들은 소록도교당에서 머물며 김자은 교무와 함께 한센병 환우의 말벗이 되어주기도 하고, 식사 도우미 역할도 하는 등 의미 있는 신혼여행 기간을 보냈다. “오빠가 먼저 봉사활동을 하자고 제의했다”는 이 교도의 말에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주어 너무 고맙다”고 대꾸하는 젊은 부부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두 사람은 여행기간 모두를 소록도에서 봉사활동으로 보내려 했으나 29∼31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원청 금강산 통일기원식 참석을 위해 아쉬움을 남겨야 했다.

저물어가는 원기90년을 보내는 이 때, 이들의 아름다운 나눔의 마음은 갈등을 극복하고 상생의 평화가 반드시 이 땅에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강한 희망의 메시지를 우리들에게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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