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많은 화요일, 네시간의 수업에 보강 한 시간, 야간 자율학습 감독까지 마친 후 기분좋게 하루를 마감하며 아파트 입구를 막 들어서다 습관적으로 우편함을 보았다.

낯선 우편물이 있어 꺼내 보니 '도로교통과…'라고 적혀 있다. 뭘까? 하며 뜯어보니 속도위반 통지서다. 순간 마음이 요란해진다.

‘내가 언제 여길 갔다는 거야?’ 하며 집에 들어서서 가만히 앉아 생각하니 속이 부글부글이다. 뒷면을 보며 벌금을 확인하니 3만 원 짜리다. 위반날짜를 보니 일요일, 생각해보니 시민회관에서 성가발표회 한다 해서 가는 길에 찍힌 거였다.

화가 났다. 차들이 많이 지나는 곳에 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찍어대는 것에 화가 났다. 생돈이 나간다 싶으니 속이 아팠다.

카메라를 설치한 상황이나 그런 방법으로 법을 지키게 하는 것 모두가 짜증났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지나니 웃음이 났다.

속도 내라고 누가 시킨 것도, 시간에 늦어 정신없이 운전하게 한 것도, 그 길로 가라고 한 것도 아닌데 혼자 잘못하고서 이렇게 억지 짜증이다. 그렇게 생각한 후 마음을 돌리고 나니 벌금 삼만 원이 비싼 게 아니었다. 교통법을 내가 지켜야 나도 남도 다 좋을 일을.

이렇게 내가 사는 건 모두가 경계고 원래 마음에서 벗어난 생활이다. 이렇게 좋지 않은 자극이지만 가끔은 이런 자극이 내 운전 습관에 도움이 될 듯 하다는 마음이 드니 가뿐하다. 조심해야지.

<원광정보예술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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