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禪)으로 정진하며 ‘내 안의 참 나’ 찾기
선지도, 강연, 회화 등 정기훈련 11과목 중심

▲ 여름 대학선방이 7월 12∼19일 배내청소년훈련원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은 원기90년 성주삼동연수원 정진 모습.
한여름 무더위가 계속 되는 7월 부산교구 배내청소년훈련원. 영남 알프스로 이름 높은 가지산 자락에 안긴 이곳에 한순간 고요함을 꿰뚫는 정적이 지나간다. 12일부터 열린 열한번째 여름대학선방 선객들의 일념이다. 산에 단전이 있다면 이곳일까, 젊은 선객들은 그곳에 자리를 틀고 앉아 또 다른 단전에 집중한다. 우주의 중심에서 다시 우주를 찾는 것, 나를 통해 ‘진정한 나’를 만나는 과정이다.

19일까지 진행되는 올해 여름대학선방에는 40여명의 젊은 선객들이 함께 했다. ‘나를 찾는 사람들의 마음이 크는 숲’이라는 이름처럼 가지산 깊은 숲에서 청년들의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난다. 새들도 깨지 않은 새벽부터 일어나 자리를 틀고 좌선을 하노라면 어느새 몸과 마음은 대자연과 하나다.

대학선방은 11회째를 맞이한 여름선방과 21회를 넘긴 겨울선방이 있다. 각 훈련마다 ‘신앙’, ‘수행’, ‘마음공부’, ‘원불교알기’ 등 소주제를 두고 있지만 주로 정기훈련 11과목으로 진행되며 4번을 모두 참석하면 졸업하게 된다. 바쁜 대학생활에 1번 참석도 어려운 일이라 여겨지지만 4번 참석은 물론 10번까지 참석한 사람이 있는 것은 선방의 위력이다.

올해 주제는 ‘마음공부’로 지난 겨울선방부터 젊은 교무들이 선 지도와 강의를 맡아 신선함을 더하고 있다. 물질개벽시대의 대학인(모인조 교무), 고락에 대한 법문(김종근 교무), 마음일기의 힘·맞춤복 마음공부(민요달 교무) 등 강의가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선 시간도 늘렸다. 좌선지도(최형철 교무)뿐만 아니라 웃음선(박유정 교무) 강의 등 선과 생활이 둘 아님을 담았다.

대학선방은 모든 것을 대학생 스스로가 준비하고 진행하는 훈련인 까닭에 오상대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은 올 여름방학을 고스란히 투자했다. 2주의 훈련준비, 8일 동안의 선방을 지내고 활불제와 마무리연수까지 합하면 개인적인 시간은 거의 없다. 계절학기, 아르바이트, 해외연수 등으로 바쁜 일반 대학생들과는 또 다른 여름을 보내는 셈이다.

그럼에도 대학선방은 ‘참가자들 스스로 변화된 모습을 느끼는’ 위력을 가진다. “변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선방에서 얻은 마음의 안정이 제 삶의 바탕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는 한 참가자의 말처럼 선방은 젊은이들을 위한 ‘정기훈련’으로 이미 자리를 잡았다. 이 위력에 힘입어 출가하는 경우도 있어 전무출신 인재양성의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

민요달 지도교무는 “대학선방이 대학생교화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며 “결복교운의 시대를 맞아 교단을 이끌어갈 인재들이 선방을 통해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