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절차 속에 표류 중

▲ 중앙봉을 기점으로 한 구인기도봉 모습. 와탄천 넘어 마촌앞산봉과 촛대봉이 보인다.
교화연구소는 원기89년 ‘영산성지 법인기도’를 앞두고 영산선학대 소태산연구소와 함께 ‘법인기도와 원불교신앙’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와관련 사적 및 유물관리위원회는 그해 12월 ‘영산성지 법인기도봉 명칭 및 위치 확정의 건’을 논의하고 사안 추진을 위해 특별위원회(위원장 신명국, 위원 남궁문, 박용덕, 서문성)를 구성했다. 특별위원회는 이듬해인 원기90년 1월 두차례에 걸쳐 GPS(위성항법장치)를 이용해 기도봉 및 영산성지 성적지의 위치를 측정했다.

그러나 이후 이렇다 할 후속 작업 없이 1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가고 말았다. 기초 자료는 진즉 구비 되었음에도 세미나 등을 통한 의견 청취도 전무했고 논의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관련부서인 교정원 문화사회부와 특별위원회가 책임 있게 사안을 진행시키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위원회에서는 위치 측정 완료 후 문화사회부 측에 기도봉 관련 세미나 개최를 요청했으나 예산부족을 이유로 개최되지 못했다. 신명국 위원장은 “문화사회부가 빨리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기도봉 제안을 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특별위원회 역시 책임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안 추진을 위해 구성한 특별위원회이니 만큼 어느정도 주체적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었음에도 관련부서에 측정결과에 대한 보고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상대가 먼저 나서줄 것을 기다리다가 1년이 넘게 아무 일도 못 한 셈이 되었다. 올해도 기도봉에 대한 별다른 논의 없이 법인기도가 진행되게 되었다.

법인기도봉 선정은 어떤 형태로 정해지든 교단 역사정립과 함께 기도문화 정착을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한 사안이다. 문화사회부나 특별위원회 모두 서로 책임을 전가할 것이 아니라 앞장 서 해결하는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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