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 편수도량 백우암 선 체험
황토집 웰빙교당에서 마음공부 즐겨요

▲ 기도와 선도량으로 다시 태어난 백우암. 황토 전통 한옥이다.
▲ 새로 지은 백우암에 안형선 교도가 쓴 ‘대종경편수도량’이라는 편액을 걸고 전교도가 함께했다.
▲ 황토방은 선과 다도를 즐길 수 있는 웰빙공간.
▲ 천연염색을 체험한 아이들이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남원시에서 장수쪽을 향해 찻길로 30여분. 산천이 수려한 곳엔 유서깊은 산동교당이 자리잡고 있다. 교당에 들어서면 시골 초등학교 운동장처럼 넓은 마당이 있고, 뒤로는 만행산 기슭, 앞에는 요천이 흐르고 있다. 산야에 묻힌 고즈넉한 시골교당이다.

교당에 들어서면 왠지모를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에 빠져들게 된다.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이 말끔하게 회복되는 느낌들. 대문은 활짝 열려있고, 누구든지 자유롭게 드나든다.

그리고 언제든지 교당에 와서 공부하고 기도하고 명상한다. 짜여진 프로그램없이 계획표 없이 자발적인 일상을 즐기면 된다.

산동교당엔 이처럼 여느 농촌교당과 다른 매력이 있다. 발상의 전환이랄까, ‘교화’에 여념이 없던 마음을 살짝 내려놓으면 오히려 색다른 교화의 즐거움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황토집이다. 그 옛날 정산종사님이 기거하시며 대종경을 편수했던 곳 백우암(白牛庵)이 공부하고 훈련할 수 있는 도량으로 다시 태어났다.

백우암 밑으로는 둥그런 황토방이 한 개 더 있어서 혼자 혹은 여럿이 차(茶)도 즐기고 법담을 나누며, 건강도 추스릴 수 있다. 그야말로 ‘웰빙’이다. 시멘트 건물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또 다른 호기심과 편안함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주거문화를 고집하는 안성원 교무의 생각 때문이다. 안 교무는 오래전부터 생태건축법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면서 자연과 영성이 조화된 교당을 꿈꾸어 왔다.

“기도하고, 선하고, 공부하는 휴양도량으로 가꿔가려 합니다. 교당에 오면 마음이 정화되고, 영성이 함양되는 느낌이 우선이죠.”

마음의 정화와 심성훈련은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먼저 자신의 본성과 감성을 승화시킬 수 있는 분위기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기존의 엄숙하고, 경건하고, 딱딱한 느낌의 교당이 자유롭고 편안한 개방된 공간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 프로그램을 짜서 일정한 틀을 만들지 않아도, 교도들 혹은 일반인들도 찾아와서 마음껏 쉬고, 공부하고 노는 곳으로 만들고 싶단다. 그래서 작년부터 직접 구들을 놓고, 황토벽돌을 찍어 정성으로 황토집을 지었다.

앞으로도 두 서너 채의 황토방을 더 짓고 생태와 체험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1만여평의 넓은 땅에 녹차밭도 조성하고, 황토구들 놓기, 천연염색 체험하기 등의 다양한 문화를 펼쳐보이겠다는 것.

점점 고령화 되어가는 농촌 현실을 감안하면 농촌교화에 대한 기존의 틀과 패턴을 달리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농촌 교화는 무엇인가 탈바꿈이 필요하죠. 미래는 문화가 코드입니다.. 마음공부가 문화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교당의 역할이 큽니다. 산동교당은 그런 의미에서 여러가지로 여건이 좋아요.”

지금 교당에는 전국에서 입소문을 듣고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꼭 원불교를 믿지 않는 사람도 많다. 교당에 머물며 원불교의 문화와 향기를 맡을 수 있어서라고 한다.

오늘도 교당 문은 활짝 열려있고, 다향이 그윽한 백우암은 공부인을 그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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