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문화 발전에 이바지 하겠다”

▲ 국립국어원 공연을 마치고 단원들과 함께 한 이덕암 교도(가운데).
국립 국어원 공연

지난 25일 서울 방화동에 자리잡은 국립 국어원 대강당에 국악 연주가 울려퍼졌다. 사물놀이 가락에만 익숙한 사람들에게 국악단 연주는 생소할 법도 하다. 하지만 대금·소금·장고 ·가야금 소리가 어우러진 국악단 연주와 해설을 듣고 있으면 절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날 공연의 주인공은 서초원음국악단. 서초교당에서 운영하는 국악단이다. 지휘자는 이덕암 교도(본명 정규, 수원대 국악과). 대학에서 국악을 전공하거나 졸업한 학생 20여명으로 올해 창단됐다. 대금, 소금, 생황, 해금, 창, 가야금 , 장고같은 악기연주부터 가곡, 판소리, 민요까지 골고루 포진해있어 실내악단으로 손색이 없다.

단원이 모두 교도

서초원음국악단의 가장 큰 특징은 단원들이 모두 교도라는 점이다. 입교를 해야 단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단원들이 실력이 없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 남창가곡을 하는 김영근 단원은 올6월 동아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 병역면제 혜택을 입었다. 소금의 정지태, 장고의 박상득도 내놓아라 하는 고수들이다.

이들은 매주 일요일 서초교당 예회를 마치고 오후6시까지 연습한다. 교당에서 운영하는 국악단이라 재정적으로 여유가 없지만 그것을 따뜻한 정으로 메꾸어간다. 국악에 관심이 있는 이경원 교무가 부임해 이덕암 지휘자와 학생들을 따뜻히 챙기면서 자연스럽게 국악단 창단으로 이어진 것. 교도들도 부담이 될 법도 하지만 조달원 국악단 단장, 심덕천 교도회장을 비롯한 교도님들이 적극 후원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이덕암 교도의 권유로 단원이 됐다. 이 교도는 이들의 연원을 서초교당 교도들과 묶어주었다. “제가 국악의 스승이지 원불교의 스승은 아니잖아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이런 심법은 교도들의 관심과 참여로 이어졌다.

국악으로 하는 4축2재 반주

서초국악단은 4축2재 때는 국악 반주를 한다. 피아노 소리에만 익숙해진 우리로서는 아주 신선하다. 앞으로 반주의 폭을 넓혀갈 생각이란다.

올 봄부터 교당 봉불식이나 행사에도 초청받아 공연을 하고 있다. 예산교당 봉불을 시작으로 중국 상해교당 봉불식 축하공연을 했다. 대각개교절을 전후해 방배·화정교당에서 공연을 갖기도. 국어원 공연도 상해교당에서 만난 이현성 교도(돈암교당)가 연결해준 것이다.

올 여름에는 오덕훈련원에서 2박3일간 여름훈련도 가졌다. 단원들의 실력 향상과 교리공부를 위해서다. 그는 이승희 단무장을 중심으로 법과 정으로 뭉친 단원들이 있기에 마음이 든든하단다.

5대째 국악 가족

이렇게 된데는 이덕암 지휘자의 능력과 심법에 힘입은바 크다. 5대째 국악의 맥을 잇고 있는 정통 국악가문에서 태어나 국악중고와 서울대 국악과, KBS국악관현악단 대금 연주자로 활동했고, 국악 가곡에도 능하다.

원불교와 인연은 우종양 교수(원광대, 중화교당)의 권유로 비롯됐다. 서초교당 음악 지휘 권유를 받고 참석했다가 입교했다.

“종법사님께서 덕암이란 법명을 주시며 예술학교 설립에 관심을 가지라고 당부하셨습니다”며 “내년 봄에는 예술의 전당 국악원에서 정기연주회를 열려고 합니다. 조금만 밀어주시면 원불교 문화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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