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오정행
익산성지 대종사님 성탑 옆 백일홍에서 깊은 선정에 든 잠자리. 그를 올려다 보고있는 달개비꽃도 조심스럽다. ‘쉬잇’ 만물이 고요하다.

가을! 발길 닿는 그 어디에서 푸근한 정취와 좋은 풍광을 만나면 나의 속내를 마음대로 풀어놓고 싶다. 가을의 성지. 생각만 해도 쿵닥쿵닥 하는 이끌림이 숨어있는 곳이다.

특히 익산성지의 가을은 여름내 요란했던 마음을 잠재우고, 내면을 반조하기엔 적격이다.

누구라도 성지에 들어서면 우선 마음이 편안해 진다. 고향을 만난 듯. 성지 안이 그윽한 안식(安?)의 공간이라면 성지 밖은 열뇌(熱?)의 세상에 비유될까?

익산성지의 종소리, 바람소리를 느리게 느리게 느껴보자. 곳곳에 나 있는 오솔길을 걷고 송대의 솔 숲향을 맡아보자. 낙엽 날리고, 성탑의 그림자 내려 앉는 곳, 그런 곳이 있다면 아예 주저앉아 몇 시간을 보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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