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요구 귀 기울이며 유치원 위기 극복
공부모임 ‘행복프로젝트’ 운영하며 교당 인도
정관신도시 노인요양시설로 토탈교화 추진

▲ 양정교당과 양정원광유치원 전경
▲ 매주 열리는 학부모 모임
▲ 양정원광유치원 가족
▲ 학부모 다도교육
부산 지하철 양정역에서 나와 부산여대 방향으로 골목길을 올라가다보면 빽빽이 들어선 주택가 사이에서 왁자지껄하는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바로 양정교당(교무 오덕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양정원광유치원이 있는 곳이다.

교당 옆으로 난 계단을 따라 올라서니 점심식사를 마치고 운동장에서 뛰어놀고 있는 해맑은 어린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도심 한가운데 있는 탓에 넉넉하지는 않지만 모래장난도 마음껏 치고 미끄럼틀, 그네도 탈 수 있는 이곳이 어린이들에게는 바로 천국인 듯 하다.

양정원광유치원의 어린이들은 6개반 140여명이다. 16명의 정규직교사를 비롯해 외래강사 등 유치원 근무자도 30명 가까이 된다. 6년 전만 해도 70∼80명 규모였는데 그동안 2배 가까이 성장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유치원, 어린이집의 원아모집을 생각하면 더욱 의미 있는 일이다.

어린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지난해에는 바로 옆 건물을 매입해 지상2층 지하1층의 유치원 교사도 신축했다. 새 교사에는 원광아카데미스쿨이라는 공부방도 마련했다.

양정원광유치원이 이처럼 큰 폭으로 성장하게 된 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유치원 자모 교화’다.

5년 전 양정원광유치원은 70∼80명이던 원아들이 40명으로 뚝 떨어지는 위기를 겪게 되었다. 유치원의 문을 닫느냐 마느냐를 생각할 만큼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웠던 까닭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이에 대해 오덕관 교무는 유치원에 대한 자모들의 바람 하나하나에 정성스럽게 귀를 기울이는 것으로 이 난관을 극복해 나갔다. 그동안에도 학부모들의 요청을 수용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 일을 계기로 주기적인 학부모 모임을 통해 요구사항을 운영에 적극적으로 반영해갔던 것. 자녀교육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던 자모들의 반응은 바로 원아모집 결과로 나타났고 다시 정상 수준을 회복할 수 있었다.

평소 문인화와 다도에 조예가 깊었던 오덕관 교무는 차를 통한 만남의 시간으로 학부모들에게 법과 정을 건네며 감화를 주었다. 또한 학부모 모임에서 자녀교육 상담을 해오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계기로 학부모들의 공부모임도 시작했다. 어린이들의 올바른 인성교육을 위해서는 가족이 함께 행복해야 한다는 뜻에서 ‘행복프로젝트’로 이름 붙여진 이 모임은 교리를 일반 언어로 알기 쉽게 풀어 학부모들에게 또 다른 삶의 행복을 전했다.

5년째 이 모임을 주관하고 있는 오인원 교무는 “참여하는 학부모 대부분이 30대로 이 가운데 상당수가 입교해 현재 법회에 참석하고 있다”며 “학부모들의 친구가 공부에 함께 했다가 입교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학부모들에게 열린 유치원 운영은 입소문을 통해 2배에 가까운 성장으로 돌아왔다. 직장생활을 하는 학부모를 위해 유치원 졸업생을 잠간 맡았던 것이 기연이 되어 지난해 문을 연 공부방 ‘원광아카데미스쿨’ 역시 “잘 한다”는 입소문을 타고 50여명이 모여 방과후 수업을 하고 있다. 공부방은 또한 교당 어린이법회로 연결되어 청소년교화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되었다.

유치원 자모들이 교당으로까지 이어지는 까닭에 양정교당은 부산교구 내에서도 ‘젊은 교당’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교구나 지구행사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양정교당의 활력은 종종 다른 교당의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이 모든 일이 학부모들과 어린이들에 대해 열린 운영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오덕관 교무는 “변화에 무책임하면 다시 낙후될 수밖에 없다”며 “완성형이 아니라 늘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교화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정교당은 현재 유치원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시설을 통한 지역교화의 꿈을 키우고 있다. 지역사회의 새로운 중심이 될 기장군 정관 신도시 지역에 실비노인요양원 설립을 위해 2천평의 부지를 마련해 놓은 것.

변화하는 시대에 대비해 준비해가는 양정교당에서 시대를 앞서 간 소태산대종사의 경륜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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