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국 교무, 기도봉 배치는 9인 선진 나이순 배열 밝혀
문왕팔괘 재배치론 보다 전승 유지 채택


22일 토론회서 의견모아


법인기도가 이루어진 영산성지 기도봉과 관련, 문왕팔괘에 따라 기도봉을 새롭게 재배치해야 한다는 제안에 대해 현 기도봉이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문왕팔괘에 따른 기도봉 재배치는 원기89년 교화연구소 세미나에서 서문성 교무(교화훈련부)가 주장한 것으로 I불법연구회창건사 J의 ‘방위에 따라 기도봉을 정했다’는 내용에 근거해 각 방위별로 기도봉을 재배치하자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신명국 교무(원광대 사학과)가 “현재 통용되고 있는 9인 기도봉의 배치가 잘못이라는 결정적 근거가 없는 한 전승은 존중되어야 한다”며 재배치 안을 반박하고 나섰다.

22일 중앙총부에서 열린 ‘기도봉 지정을 위한 토론회’에서 신 교무는 ‘원불교 법인기도 9인 기도봉 위치 검토’( I원불교사상과 종교문화 J 35집 게재)라는 자신의 연구논문을 인용해 “기도봉이 시기에 따라 서로 달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고, 현 기도봉의 배치 원리는 마촌앞산봉을 기점으로 9인 선진의 나이 순서에 따라 배치된 것”이라며 “원불교 조단법에서 문왕팔괘를 기준으로 한다는 근거가 희박하고 이를 수용하더라도 옥녀봉이 서북쪽이 아니기 때문에 이론적 정당성이 충족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도봉 재배치론은 논리적으로는 타당하나 현재와 차이가 너무 심해 당시 현실을 일정하게 반영하는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며 “현 기도봉이 나름의 배치원리와 기준이 있어 당시의 사실을 일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재배치론에 비해 진정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문 교무는 “기도에 직접 참여하고 정산종사가 대종사의 감수를 받아 집필한 창건사를 비판적으로 수용한다면 어떤 자료를 신뢰할 수 있는가”라며 이견을 보였다. 또한 문왕팔괘에 따른 재배치에 대해 “교단초기 문헌에 기도봉의 구체적 기록이 없는 만큼 종교적 상징성을 강조하자는 뜻이며 정확한 위치를 논하기보다 포괄적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신 교무가 주장한 기도봉에 변화가 없었다는 주장과 서문 교무의 변화가 있었다는 주장이 원기71년 원불교신문 기사자료 외에는 근거가 미흡한 까닭에 모두 추론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현행 기도봉의 배치원리가 일정부분 밝혀진데다 기도봉에 변화가 있었다는 분명한 근거가 없는 까닭에 재배치 논의를 더 이상 진전시키지 않기로 의견을 모아 ‘종교적 상징성’보다는 ‘전승 존중’의 손을 들어주었다.

한편 현행 기도봉 가운데 완전히 장소가 바뀐 상여봉은 원래 위치로 돌리고, 장다리봉·대파리봉·공동묘지봉 등 기도장소가 일부 달라진 곳은 기도봉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 지점을 기도장소로 선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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