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교구가 매주 법회를 보는 청주교도소 미평교당에서 김용은 교무가 입교한 재소자에게 교도증과 교전, 염주를 주고 있다.
▲ 각 교구별 교정교화 기관 분포도 (굵은 글씨는 법회가 이루어지는 곳)
원불교신문은 창간 38주년을 맞아 교화활성화를 기원하는 ‘교화대불공’ 시리즈를 기획 연재하고 있습니다. 교화대불공은 개교100년을 앞둔 보은이자 불공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법회 다수화, 의식교화, 청소년교화에 이어 이번 주는 교도소와 구치소, 소년원에서 이루어지는 교정교화에 대해 진단합니다. 계속해서 훈련, 인사, 교화구조, 군, 30~40대 교화 등에 대해서 매주 진단하게 됩니다.



8년전, 39살의 젊은 교무가 현장에서 순직했다. 낮은 곳으로의 교화를 외치며 헌신하던 헌산 길광호 교무가 그 이다. 길 교무는 도시 재개발 지구의 빈민교화로 출발해 서울구치소와 서울소년원에서 교정교화를 펼치다 짧은 생애를 마감했다.

이후 서울교구 봉공회 산하에 교정교화봉사회가 결성되어 교정교화를 펼치는 은혜의집을 후원 및 보조하고 있다. 또 각 교구·교당에서 교정교화가 더욱 활발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약세 교구 오히려 눈빛 살아있다


“착한 사람들만 모여서 법회보는 계모임 같은 느낌의 교화!”

한 평생 교학을 연구해온 교단의 한 원로교무는 현재 원불교의 교화를 이렇게 평했다. 법회출석 교도수가 15년간 거의 정체된 상황을 빗댄 말이다. 이어 “소외지를 외면하지 말자. 낮은 곳으로의 교화가 종교의 본질”이라고 덧붙였다.

교정교화는 갱생 가능성이 높은 소년원을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향후 교도소와 구치소를 향한 노력도 겸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남자교무의 일선교화 진출이 많아져 여자교무들의 손이 미치지 못한 교정교화의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착한 사람을 위한 법회?

15년 교화정체의 원인

이제 거친 밭으로 나가야



충북교구·진주지구

청주·진주교도소

매주 법회 진행하며

사실상 ‘교정교당’운영



현재 국내 교정기관은 법무부 교정국 산하에 교도소 33곳, 구치소 10곳, 지소 4곳이 있다. 교도소는 기결수, 구치소는 미결수 수용시설이며, 지소는 소규모 감호시설이다. 또 보호국 산하에 소년원 14곳, 분류심사원 3곳, 치료감호소 1곳, 그리고 지역별로 보호관찰소가 있다. 국가는 이들을 격리 수용만 하지 사실상의 정신적 교화는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위탁하고 있다. 그러나 이웃종교에 비해 원불교 교화의 법음이 정기적으로 전해지는 곳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교구의 경우 교정교화를 전담하는 ‘은혜의집’이란 기관이 있다. 현재 서울구치소와 고봉정보통신중고등학교 법회를 매주 실시하고 있으며, 영등포교도소 정례법회를 위해 관계기관과 접촉중이다. 특히 국내 최대이자 중요 수감자들이 있는 서울구치소의 경우 기독교·천주교·불교에 이어 네 번째로 공인된 종교 인정을 받아 상담실을 배당받고, 사형수 법회도 운용중이다.

서울 이외 지역은 법회와 지원이 교구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의식있는 교무들에 의해 지방 교정기관의 법회가 개설된 사례도 종종 있다. 특히 약세 교구의 교정교화에 대한 대응은 단연 눈에 띈다. 교화를 위한 치열한 노력으로 보인다.

충북교구는 청주 미평동 소재의 교도소에 매주 법회를 개설하고, 아예 ‘미평교당’이란 이름까지 지어 교구장이 직접 법회를 주관하는 등 교정교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남교구의 진주지구도 원기80년부터 생일잔치와 체육대회, 교리퀴즈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의 매주 법회를 실시하며 사실상의 ‘교정교당’을 운영해오고 있다.

군포의 고봉정보통신중고등학교와 광주의 고룡정보산업학교는 각각 원기73년과 91년 소년원 내에 자체 법당을 마련하고 이들의 미래를 위해 법음을 펼쳐가고 있다. 또 법회가 이루어지는 교도소와 소년원에서 중앙총부 성지순례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아 교화 효과가 만만치 않다.

또 이같은 교정교화는 성직에 있는 교무만의 역할로는 힘들다. 보좌불 역할로 봉공회를 중심으로 여성회, 대학생회가 교무를 도와 이들 기관에 대한 교화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교정교화는 어려운 대상이니 만큼 보람도 크다.

매주 제주도 한길정보고등학교에 법회 봉사를 다니는 이방은 교도는 “처음 몇 달은 아이들과 눈을 마주치는 것이 무서웠고, 혹 밖에서 만나게 되면 어쩌나 하여 두려웠다”며 “하지만 사회로 복귀한 학생들이 교무님과 교도님들의 안부까지 묻는걸 보며 부족한 이와 함께 나누는 보람과 기쁨이 얼마나 큰가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교정교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출소 이후 사후관리에 대한 문제이다.

현재는 서울교구 은혜의집이 연고가 없는 소년원 출소자를 수용하거나 인근 대안학교를 통해 교육을 알선하고 있으며, 전북교구에서도 지난해 무연고 소년 출소자를 위한 수용시설을 개원한 바 있다. 일반 재소자의 경우도 출소 이후 교당의 건실한 교도로 거듭난 사례가 많아 교정시설에 대한 교화가 더욱 필요함을 대변한다.

교정교화는 해당 지역 교무의 의지에 의해 판가름 된다.

은혜의집 강해윤 교무는 “교정 교화는 군 교화에 버금가는 종교 활동처”라며 “지역의 영향력 있는 교도를 통하거나 학생봉사, 경비대 법회 등으로 탐색해 교정 교화의 루트를 뚫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교구에서 정책을 세워 지구별로 한 곳씩만 맡아줘도 전국 60여개 교정시설을 통해 원불교를 알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군 교화와 마찬가지로 직접교화 못지않게 간접교화의 장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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