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훈련법

어릴 적 시장이나 길거리에서 떠돌이 약장수를 마주치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동네 아줌마, 아저씨들의 빽빽한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서 어깨에 둘러맨 가방을 방석삼아 질펀하게 앉아서 구경하는 재미에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보나마나 싸구려 가짜약이 틀림없을 ‘만병통치약’을 순진한 사람들에게 팔아먹는 약장수들의 재주가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더군다나 평소엔 좀체 들어보기 힘든 생음악 연주에, 약장수들의 걸쭉하고 구수하고 거침없는 언변 그 자체가 신명나는 길거리공연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중간 중간 주문처럼 내뱉던 말이 아직도 여전히 귓가에 맴돕니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닙니다!” “애들은 가라!”

지금 그 약장수들의 희미한 자취는 지하철에서 큰 소리로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파는 사람들이나 각종 선물과 공연을 미끼로 노인들을 꾀어 싸구려 약재나 건강보조식품을 실제 가격보다 훨씬 비싸게 팔아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사람들에게 남아 있는지 모릅니다.

예나 지금이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아주 특별한 기회’라는 말에 안달하고 ‘날이면 날마다 오지 않는다’는 부추김에 속아 넘어갑니다.

날이면 날마다 오지 않는 특별한 기회를 잡아서 모든 일을 한꺼번에 이루려는 것은 터무니없는데도 말입니다.

공부인의 목적은 삼대력(三?力)을 얻는 것입니다. 그러니 매일매일 정신의 수양력을 얻었느냐, 사리의 연구력을 얻어 일원상의 진리를 알았느냐, 작업을 취사하여 나쁜 습관을 고쳐나갔느냐를 생각하고 대조하면서 정성을 들여야 합니다. 삼대력은 특별한 날에만 잠깐 집중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소태산 대종사님은 “공부인에게 상시로 수행을 훈련시키기 위하여” 상시훈련을 정하셨습니다. 공부인들이 일원상의 진리를 모시며 닮고 합일하기 위한 훈련을 잠시잠깐도 놓지 않도록 하셨습니다. ‘상시응용 주의사항’과 ‘교당 내왕시 주의사항’이 그것입니다.

상시응용 주의사항은 삼학을 따로따로 나누어서 제정한 것이고, 유무식 남녀노소 선악귀천을 막론하고 인간 생활을 하여 가면서도 평상시에 공부할 수 있는 빠른 법입니다. 교당 내왕시 주의사항은 상시응용 주의사항의 길을 도와주고 알려주는 법입니다.

훈련은 날이면 날마다 할 수 있습니다. 날마다 훈련하기에 좋은 날이요 특별한 기회라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애들도 와라! 교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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