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전무출신 발굴 6 / 예비교역자 ‘인재발굴’에 대한 제언Ⅲ

박중훈 교무 중앙교구 사무국장

▷ 신심있는 법사 교도 말하기를 “교무님 훌륭하십니다. 그러나 제 손주는 권하고 싶지 않네요. 그 고생하는 모습을 어떻게 본답니까.”

나를 많이 반성해보았다. 내가 사는 모습이 교도에게 고생하는 모습으로 보였구나. 기쁘게 살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어야 후배지망생들이 많을 것이다.



고생 않는 교무가 되고 싶다

행복하게 사는 모습은 어디서 시작되는가. 바로 서원관이다. 서원관에서 실다운 서원을 세우고 자신의 나아갈 길을 찾아서 교화현장에 나간다면, 여기에 더불어 교화시스템이 좀 더 개선된다면 우리 손주도 교무님처럼 살아보라고 권유하는 교도가 많이 나올 것이다.

▷ 초창 교단 어려웠던 시절의 유산이겠지만 추천교무가 학생의 후사를 책임지는 제도는 가정·스승·서원관에서 챙기는 삼위일체 교육의 장점을 뚜렷히 가진 반면에 ‘누구의 제자’라는 불교의 문화가 자리잡아 교단적 대의보다는 스승의 지도가 우선시되는 부정적인 면이 없지 않다.



‘교단 인재’로 길러야 한다

근년에 시행되거나 준비되고 있는 예비교역자 교육에 소요되는 전체 비용을 교단이 해결하려는 의지는 대단히 중요한 정책이며 반드시 완결되어야 하리라고 본다.

또한 간사근무제도가 선택권이 아닌 절대권으로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그 시기와 근무처에 대해 소견을 밝힌다면 교단의 사상적 맥이 흐르는 기관(예-만덕산 훈련원)에서 사회와 서원관을 이어주는 예비과정을 필수로 이수하자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문명의 이기를 놓고 오직 자신을 바라보는 기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을 의무로 1년 마친 뒤에 교당 근무는 각자의 선택에 맡긴다면 서원관에서의 교육이 더욱 질높은 교육으로 바뀌리라고 생각한다.

▷ 예비교역자의 양과 질에 대한 논란은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교단이 요구하는 수준의 교역자를 길러내려면 그에 걸맞는 바탕을 갖춘 인재가 들어와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부분이 없지 않다. 서원, 아니 인생에 대한 관심이 성불제중과는 거리가 있는 학생들이 간혹 있다.



양과 질에 대한 고민

서원관 지도교무의 역량이 부족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서원관 교육은 학생이 입학하여 1~3년동안 이 학생의 서원을 굳히는데 많은 에너지를 빼앗긴다. 입학하여 곧 바로 전문공부에 돌입해도 부족한 현 시점에서 보면 안타까움이 크다.

▷ 서원은 ‘키워가는 것’이라고 한다. 이 말은 반대로 ‘작아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원불교학과를 입학하여 수학하는 예비교무 중 소수는 길을 바꾸고 싶어 하는 학생이 있고, 서원관 지도교무도 길을 돌려주어야 되겠다고 판단되는 학생이 있다.



전과의 길 열어 주자

2학년까지 이런 결정을 하지 못하고 4학년을 마치면 그때는 어쩔 수 없이 전무출신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그러므로 2학년을 마칠 때까지는 학생과 지도교무의 판단을 존중하여 전과의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하지만 원불교학과는 전과를 하지 못하도록 학칙에 묶어두었다.

이는 “전무출신 하기 싫으면 학교를 그만 두라”는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학교를 그만두기 보다는 일단 졸업하는 쪽으로 기울게 되고 졸업하게 되면 나이나 주변 형편이 진로를 바꾸기에는 쉽지 않게 변하여서 서원의 질과는 관계없이 출가식을 하게 될 여지를 남기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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