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 묵묵히 낮은 곳 청소년 교화하는 강성운 교무
제2의 헌산, 영역없는 청소년 교화
헌산중 ‘마음자리’ 동아리 운영

“교무님 때문에 법회 나와요.”

교무님에 대한 신뢰가 깊었다.

17일, 고봉정보중고등학교(옛 서울소년원) 법당에 모여든 40여명의 학생들이 정성스럽게 1백배를 올렸다. 백번의 절…새 사람으로 거듭나겠다는 참회로도 보이고, 젊은 삶을 담금질하는 수행의 의지로도 보였다. 이곳에선 매주 토, 일요일 법회가 이루어진다.

“처음엔 싫어했는데 이젠 자연스러워 졌어요. 물론 지금도 싫은 것은 마찬가지겠지만 계속 이어나가려 해요.” 강성운 교무의 말이다.

여름훈련 때는 4백배를 올리기도 한단다. 강 교무는 염불과 선 등 수행 프로그램의 시간을 늘려잡고 있었다. 앞으로 매월 다도, 천연염색, 도자기 등 특성화 교육 위주로 법회를 진행하려 한단다. 인성교육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다보니 나온 것이란다.

경기도 용인에 자리잡은 원불교 은혜의집은 구치소와 소년원 등 교정교화를 담당하는 곳이다. 강 교무는 고봉정보중고등학교의 교화를 맡고 있다. 주임교무인 강해윤 교무는 서울구치소에서 일반 교정교화를 맡고 있으니 여느 교당처럼 일반교화와 청소년교화를 분할한 셈이다. 두 사람의 성이 같다보니 이곳에선 주임교무를 ‘큰 강’, 성운 교무를 ‘작은 강’이라 부른다.

‘작은 강’이 은혜의집과 인연을 맺은 건 6년 전이다. 그 6년간 강 교무는 소년원 교화에 대한 노하우를 하나씩 쌓기 시작했다.

고봉정보통신중고등학교는 8년전 열반한 헌산 길광호 교무의 교화터였다. 6년을 살았으니 길 교무와 맞먹는 교화를 한 셈이다. 제2의 헌산인 셈인데 우연찮게 ‘작은 강’은 부처님의 생일이자 헌산의 생일인 4월 초파일이 생일이다.

강 교무에겐 6년간 간직한 큰 화두가 하나 있다.

‘과연 법회를 통해 아이들이 바뀔까?’

소년원에서는 평온이 가득차 있지만 재범, 3범으로 소년원과 교도소에서 이들을 다시 만날 때마다 떠오른 고민이다. 그래서 소년원에서 나온 아이들을 꾸준히 은혜의집으로 데려와 함께 생활했다. ‘청소년 쉼터’인 셈인데 학교도 다니고, 직장을 다니기도 한다. 하지만 자유를 찾은 영혼은 더 자유로운 것을 원했고 시골을 등지고자 했다.

그래서 앞으로는 무연고 아이들을 한데 모아 학교도 보내고 합숙을 하는 그룹홈의 형태로 운영해 보려 한다. 또 출소후 정착도 잘하고 은혜의집 법회에 잘 참석하는 아이들을 중심으로 퇴원자 모임을 3개월 마다 한번씩 가져보려고도 한다. 은혜의 집에 대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길은 아직도 진행형인 셈이다.

강 교무는 인근에 있는 헌산중학교에서 ‘마음자리’라는 원불교 동아리를 운영한다. 전교생의 1/4이 참석하니 꽤 많은 수이다. 그리고 이곳과 한겨레중고등학교에서 특성화 수업으로 요가도 가르친다. 앞으론 상담사 자격을 따서 저소득, 기초생활수급자 아동들에 대한 상담도 하고 싶단다.

청소년교화에 관한 한 ‘작은 강’에겐 영역이 따로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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