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화탐방 / 부산교구 3040세대 가족훈련

▲ 부산교구 3040세대 가족훈련 참가자들이 가족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훈련에 참가한 한 부부가 부부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강의를 듣고있다.
▲ 가족들과 유무념 사항을 정해 발표하는 모습.
가정의 중심은 ‘부부’ 서로 다름 알고 수용해야 행복 시작
남편-아내, 부모-자녀 간 바라는 바 나누고 ‘유무념’ 정해
비교도·잠자는 교도 교법으로 이끌어 교화성장



영남 알프스로 이름 높은 경남 울주군 가지산 골짜기에 어머니 품처럼 포근하고 조용하게 자리한 배내청소년훈련원. 벌써 겨울날씨로 접어들어 따뜻한 난로가 정겹게만 느껴지는 이곳 배내에 오늘은 또 다른 훈훈함이 가득 하다. 17∼18일 주말을 맞아 부산교구에서 실시하는 ‘3040세대 가족이 함께 하는 부부훈련’, 그 참가 가족들의 따뜻한 정겨움이 훈련원 가득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새들도 잠이 든 깊은 밤, 촛불이 은은한 법당에서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아빠와 엄마, 아들과 딸이 손을 맞잡고 온기를 나누며 가족의 소중함을 느낀다. 남편은 아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아내는 남편에게 사랑의 손길을 건네며, 부모는 자녀에게 한없는 사랑을 내리고, 자녀는 부모에게 티 없이 맑은 동심을 전한다.

부산교구의 이번 가족훈련은 교구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3040세대 교화의 일환으로 마련되었다. 부산교구는 8월 완도에서 개최한 ‘3040세대 문화기행 및 가족훈련’을 시작으로 교화의 기연을 마련하고, 이를 10월 ‘3040세대 작은 음악회’로 연계한 후 이번 부부훈련까지 추진했다.

이번 훈련의 가장 중심은 부부간의 소통. 가정의 중심은 부부인데, 그 부부가 서로 소통되지 않을 때 가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부부문제는 가족 안에서만 그치지 않고 각종 청소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등 여러 사회문제의 근원으로 자리하기도 한다. ‘국가사회의 바탕이 바로 가정’이라는 법문이 절로 생각나는 부분이다. 그런 까닭에 가족해체가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시기를 맞아 교법의 사회화 차원에서도 이번 훈련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훈련에 참가한 가족들은 시작의 시간을 통해 김일상 교구장으로부터 부부의 도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부부관계의 중요성을 새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김 교구장은 주제강의를 통해 “화합, 신의, 근실 등 부부의 도를 중심으로 삶의 중심이 되는 마음을 잘 가꾸는 마음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서로가 서로에게 은혜 입었다는 것을 알고, 세상으로부터 은혜 입었다는 것을 알아서 감사하는 자세를 갖자”고 법문했다.

훈련 첫날 저녁 참가가족들은 노래 부르기, 어깨 안마, 가위바위보, 줄다리기 등 신나고 재미있는 레크리에이션을 통해 하나 되는 시간을 가졌다.

이튿날 새벽 6시부터 시작된 훈련은 상쾌한 아침 기운 속에서 부부가 함께 하는 명상의 시간으로 꾸며졌다. 부부가 손을 맞잡고 남편은 아내의 눈을, 아내는 남편의 눈을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상대를 위해 마음 깊이 축원했다.

이날 오전에는 부부가 서로의 성격을 이해하는 ‘달라요’가 진행되었다. 배내훈련원장 장덕훈 교무의 강의는 행복한 부부관계가 자신의 성향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서로 다른 상대의 성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데서 출발하는 것을 이해하고 배우는 시간이 되었다.

이윽고 이번 훈련의 하이라이트인 ‘우리 가족 유무념’ 시간. 아빠와 엄마, 아들과 딸들이 한 자리에 옹기종기 모여 서로에게 바라는 바를 진솔하게 나누며 가족들의 바람을 들어 각자 고쳐가야 할 바를 유무념을 정했다.

가족 유무념 가운데는 ‘의자에 옷 안 걸기’, ‘외출해서 돌아와 손 씻기’ 등 부모들의 바람을 담은 것부터 ‘엄마 책 읽어주기’, ‘주말 축구연습’, ‘소리 지르지 않기’ 등 자녀들이 부모에게 바라는 바도 담았다.

이어 오후에는 온 가족이 다함께 가지산 계곡을 산행하며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했다.

훈련에 참가한 가족은 11개 교당 19가족으로 이 가운데는 비교도 가족도 다수 참석했다. 또한 교도이긴 해도 바쁜 사회생활 등을 이유로 교당을 가까이 하지 못했던 가족들도 있었다. 참석한 대부분의 가족들은 유년부터 중학생까지의 자녀들과 함께 해 가족의 유대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부산교구는 이날 훈련을 받은 가족들을 대상을 한 달 정도 후에 유무념을 통해 가족들의 모습이 얼마나 변화 했는가 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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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3040 세대인가?

가족의 중심, 교화의 동력

가정의 행복은
세계의 평화

교구는 교당에
교화 기연 제공



최근 3040세대가 교화의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 부산교구는 4차례에 걸친 장기계획으로 3040세대 교화에 단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3040세대인가?

김일상 부산교구장은 “3040세대가 가족의 중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사회의 기본 가족개념인 핵가족시대에는 부모, 자녀가 어울려 사는 2세대 구성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그 중심이 3040세대”라는 것이다. 이런 3040세대가 어떤 정신을 갖추느냐에 따라 가정의 행복은 물론 국가의 안위, 세계의 평화가 이 안에 포함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교단적으로도 3040세대는 일반교도 층의 기초를 이루며 교화성장 동력이 되는 중요한 세대이다.

김 교구장은 “3040세대가 교당에 가장 많을 경우 교당 전체에 활력이 돌아 그 외 세대의 교화도 한결 용이해지며 힘 있는 교화를 펼칠 수가 있으며, 일반적으로 가족단위로 움직이는 까닭에 가족 전체가 일원가족이 되는 기연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 교당 세대별 구성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3040세대보다 윗세대가 많은 ‘고령화 현상’을 보인지 오래다. 이유는 지역별, 상황별로 여러 원인이 있으나 어느 때부터인가 이 같은 현상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현장의 무감각도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현장교화의 활력은 점차 떨어지게 되고 결국 교단 전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부산교구의 3040세대 교화는 교구에서 교당 교화의 동기를 제공 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행사를 위한 행사가 아니라 교당 교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직접 나서 교화연결고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개 교당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경제적인 지원까지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기회가 와도 현장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변화는 없다. 3040세대의 경우 직장생활, 자녀 양육 등으로 경제적, 사회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더욱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3040세대를 위한 교당 구조변화도 요청된다.

갈수록 실질이 중요해지는 시대를 맞아 과거와 같이 행사를 위한 행사를 지양하고 현장에 긴요하게 도움 되는 행사, 가정의 발전에 도움 되는 법회, 교도 개인의 마음을 살리는 법문 한 마디가 더욱 간절해지고 있다. 대종사님께서 밝히신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이 더더욱 간절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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