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공부의 방법 <2>

한정석 원로교무

정전을 공부할 때 정전의 문장의 의미가 어떠한 뜻인가를 알려고 한다.

필자도 몇 십 년 동안 그렇게 공부하여 왔다. 그러나 어느 날 정전의 내용은 대종사가 천지만물과 허공법계를 보면서 그 이치를 깨쳐 밝혀 놓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나도 그와 같이 천지라는 자연계와 인간계와 허공 법계를 보면서 정전에서 밝힌 내용을 공부해야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후로는 정전의 한 구절 한 구절을 현실로 나타나 있는 천지만물과 연결시켜서 그 내용을 공부하게 되었다. 그러한 결과 정전 문장의 내용이 살아서 움직이는 의미로 이해되었다.

그리고 체는 근본이고 용은 그 작용이라 들어왔다. 그래서 정전 문장의 내용을 체와 용으로 구분해 이해해 왔다. 그러나 어느 날 자라나는 나무 한 그루를 바라보면서 체와 용을 생각했다. 그 뿌리는 체이고 줄기와 가지와 잎은 용이다. 그런데 뿌리와 가지를 나눌 수가 없었다. 뿌리와 가지는 하나의 나무인데 다만 시간의 차이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지는 것뿐이라는 것을 알았다. 뿌리는 흙으로 덮여 있고 줄기와 가지는 나타나 있지만 흙을 파헤친 상태로 보면 뿌리와 줄기와 가지는 하나의 나무인 것이다.

그러므로 뿌리라는 체와 줄기와 가지라는 용은 하나인 것이다. 그리고 줄기와 가지라는 용만 시간에 따라 달라진 것이 아니라 뿌리라는 체도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도 알았다.

이러한 안목으로 천지만물과 인간 세계를 보니 무엇인가로 살짝 가려서 안 보이는 것이 모두가 온통 그 모습대로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사리 연구의 요지’에 ‘대(?)라 함은 우주 만유의 본체를 이름이요 소(小)라 함은 만상이 형형색색으로 구별되어 있음을 이름이요’라 하였다. 그래서 대라는 본체와 소라는 현상이 나뉘어져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종경 성리품 27장에 ‘대를 나누어 삼라만상 형형색색의 소를 만들 줄도 알고 형형색색으로 벌여있는 소를 한 덩어리로 뭉쳐서 대를 만들 줄도 아는 것이 성리의 체를 완전히 아는 것이요’라 하였다.

이렇게 대를 소로 만들고 소를 대로 만든다는 것은 원래 대와 소가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것이다. 다만, 중생들이 형형색색으로 벌여 있는 소만 보고 대라는 본체를 볼 줄 모르기 때문에 대라는 본체를 깨치라는 것이다. 우리는 형형색색으로 벌여 있는 소만 보고 산다.

이 소는 한량없이 전개되어 있다.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고 마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만이 소의 전체는 아니다. 무한하게 벌여있는 소를 보면서 대자리를 깨쳐야 한다. 이렇게 해서 ‘대라 함은 우주 만유의 본체를 이름이요’라는 뜻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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