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호준 교도·장충교당 [논설위원]
설 명절 연휴에 고향으로, 추억으로 내달렸던 마음을 추스르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음력 설날은 산업화 시대에 이중과세라 하여 비능률요인으로 치부되기도 하였지만 근본을 돌아보는 전통명절로 정착된 듯하다. 연초의 계획과 서원이 느슨해 질 무렵, 다시금 다져보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새로운 마음으로 공부와 사업에 더욱 정진하는 것이 새 해를 맞는 참 뜻”이라는 말씀을 새겨야 할 것이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국정에 많은 변화가 있을 듯하다. 그중에서도 교육정책은 온 국민의 관심사다. 공교육 되살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니, 방향은 제대로 잡은 것 같다. 교육개선의 기본은 교실의 모습이며, 내실 있는 수업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종사께서는 계급, 연령, 성별, 인종 등 모든 불합리한 차별을 제거하며 평등세상을 구현하자는 사요에 지자본위를 포함하셨다. 평준화가 극단적인 교육 불평등을 가져오고 있는 현실을 보면 탁견이요, 혜안이다.

교화대불공이 원기 100년을 향한 교단적 과제로 제시되었다. 전법과 실행이 스승의 법 제정과 같은 공덕이 있다고 하여 교화를 강조하였다. 공부와 실행이 없는 교화는 힘이 없다. 교화와 공부와 생활을 일치시킬 수 있는 도량은 교당이다. 교화의 기본은 교당의 모습이며, 법열이 샘솟는 ‘고품질’의 법회에 있는 것이다. 다른 모든 행사와 운동은 곁가지요, 보완일 뿐이다.

가족교화, 연원교화를 아무리 강조한다해도 청소년 자녀를, 지인을 데리고 어디를 가란 말인가. 아이들이 흥미와 보람을, 새내기 연원이 감화와 안식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다면 지극정성의 교화노력도 물거품이요, 사상누각일 터이다.

교화대불공에는 두 가지 큰 과제가 있다. 중앙에서는 교화 연구·지원의 강화이고, 일선에서는 교화구조의 개편이다. 그리고 이 두 과제는 맞물려 있다. 후자의 교화인력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해서 전자의 기능을 보강해야 한다. 최첨단의 교리와 무등등의 공심으로 무장한 출가교화자에게 기십 명의 교도를 관리하도록 함은 시대착오적이다. 몇 억도 제도할 수 있다는 단 조직법을 제시하신 뜻에도 배치된다. 1인의 재가 단장이 할 일을, 그가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정신과 육신을 오로지 공중에 바친 전무출신이 하도록 함은 인재의 낭비이다.

교무진은 법회의 법설을 통하여 안식과 감화를 주고, 재가 교역자를 양성하며, 아동과 청소년·청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조직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광역교화 체계의 운영이 필수적이다. 급격한 변화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면 우선 시범운영을 통하여 모범사례를 창출하면 된다.

교구나 중앙의 역할은 무엇인가. 지자본위·적재적소의 인사, 교화연구와 교재개발을 통하여 일선교화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교리를 시대변화에 맞게 재해석하고 현대사회·신세대와의 소통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교무훈련은 설교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설교안의 보급, 설교 평가·피드백, 맞춤형 교화컨설팅도 시급하다. 더 늦기 전에 실용적인 교화방안이 집행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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