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성산포에 교화 바람 분다

▲ 소규모 요양시설에서 식사중인 노인들과 함께
▲ 조상천도재 및 가정축원 독경을 하고 있는 유일신·전용제 교무
토탈교화 시스템 구축, 지역 교화 청신호
의식교화에 정성, 문화 교화로 지역 선도

성산교당 근처에 있는 성산일출봉은 세계 문화 유산에도 등재될 만큼 세계적으로 그 존재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제주도 10경(제주의 경승지)중에 으뜸이라고 한다.

이곳에 22년 전 터전을 잡고 원광어린이집과 소규모 요양시설 및 재가복지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니 교화 교육 자선복지의 토탈교화시스템이 구축된 셈이다.

“교무님 두 분 계시는 데 너무 많은 업무예요, 한 분 더 보내 주셔야 돼요.”

정보현 교도의 아쉬움 섞인 말이다. 그러나 녹녹치 않는게 현실이다.

이에 대해 유일신 교무는 단호하다. 교화에 대한 의지가 내 비친다.

“어린이집은 어린이집 교직원들이, 소규모요양시설은 그 곳 직원들이 잘 할 수 있도록 해야지 교무가 그 일에 매여 있으면 교화 못 합니다.”

이러한 토탈 교화 시스템 구축으로 인해 지역사회에서 원불교의 위치가 가늠된다. 지역에서는 어떠한 단체를 만들려고 할 때면 원불교 교도에게 먼저 섭외가 올 정도. 자리매김을 확실히 한 증거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의식교화 통한 신앙 뿌리 내리기

유 교무는 “유난히 관변의 탄압과 4·3사건, 바다에서 열반한 영가들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천도의식이 필요하다”며 “토속신앙이 굳어진 관계로 어려움은 있지만 우선적으로 교도 가정, 요양시설 이용자들, 그리고 지역사회 행사에서 특별 천도재를 지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한다.

4·3 위령제에서 성주를 만장기에 쓰고 살풀이 춤을 춘 최영명 교도.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공연에서도 ‘천지하감지위’라는 글귀로 플래카드를 써 붙이는 등 원불교의 의식과 용어를 접목시켜 직·간접적인 교화를 하고 있다.

이러한 의식 교화는 교도가정 축원 독경에서도 잘 드러난다. 조상 천도재를 먼저 지내고 가정축원 독경을 한다. 가정축원 독경에는 주변 교도들도 대거 참여, 함께 공부하는 기쁨과 축원하는 수희공덕의 보람을 느끼게 한다.

이외에도 요양시설 이용자들의 열반에서도 가족들이 제주식으로 해도 천도 독경을 해 주고 있다. 상주들이 참석하건 안하건 간에 교도와 직원들이 함께 하는 가운데 7·7 천도재를 지낸다. 이를 통해 원불교 의식을 알리고 신앙의 뿌리가 탄탄히 내릴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유아교육과 요양시설을 통한 교화

영주를 외우는 유아들의 목소리가 천상의 소리다. 영주를 외우고 감사 기도를 올린다. 원불교 성가를 통해 원불교의 정서가 자연히 몸과 마음에 스며들게 한다. 합장하며 등원하는 고사리 손이 교무님의 넓은 품에 안긴다.

어느덧 20주년을 맞이한 원광어린이집은 20년사를 돌아보는 총 동문회 준비에 바쁘다. 20년의 변천사와 감상담을 실은 유인물을 만들어 성산지역에 배포하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자식이 호소력이 가장 강하다. 아이들을 위한 모임으로 끈을 이어주어야 한다는 의지로 20회 동창들의 자모 모임을 했다.”

한 자모 교도의 이야기에서 교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오는 4월 27일 실시할 총 동창회에는 전 가족이 참여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벤트 구상에 모두들 가슴 부풀어 있다. 작년에 개원돼 지역민들의 호평속에 자리잡은 원광소규모요양시설도 간접 교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입소어른 10명, 주간 보호 10명, 재가복지 80명, 도시락 배달 50명 등 총 150명을 관리하는 관계로 은연중에 원불교의 좋은 이미지를 갖게 한다. 또한 청소년들과 지역민들의 자원봉사 터전이니 만큼 자연스럽게 원불교를 알게 되는 장이 되고 있다. 이처럼 원광어린이집과 요양시설 운영은 교당 교화에 큰 활력이다.

젊은 교도들 결집, 교화 기대

“성산교당 교도들은 재주가 참 많아요, 우리 교도님들이 성산지역의 행사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어요.”

김현규 부회장이 자랑스럽게 말한다. 9회째 열린 어린이 민속잔치로 인해 지역사회로부터 크게 인정받았다. 교도 평균 연령이 43세인 관계로 교화 역량은 창창하다. 이주 여성을 위한 한글 교육에도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

베트남 여성이 원광어린이집 임원으로 있고, 필리핀에서 온 자모도 있는 까닭이 한몫했다. 김성현 여성회장은 “이주여성을 밖에 잘 내보내지 않으려고 하는 가족을 설득하고 이주여성들의 입장에서 배려하고 있으니 그들의 이모가 되고 길잡이가 된다”고 말했다. 다양한 활동으로 지역사회를 선도하고 있는 성산교당의 교화 역량과 의지는 교도들의 가슴에 불씨로 자리잡았다. 교도들과 함께 하는 토탈교화는 제주 지역 교화 위상을 정립시키는 청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