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신교당

지난번 모 TV방송에서 '몰입'이라는 제목의 스페셜프로그램을 방영하여 많은 시청자들의 반향을 불러온 적이 있다. 적잖은 사람들이 나름대로의 몰입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자기세계를 구축하는 과정을 그려가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시청하는 동안'지금의 나는 무엇에 몰입하고 있는가' '원불교는 내게 목숨처럼 간절하고 절대적으로 몰입하는 신앙인가?'라는 신앙인으로서 자기반성을 해보았다.

불교계에서는 '백척간두 진일보'라고 하여 죽음과 맞딱드리는 순간에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가 수행, 정진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하는데 내 인식의 필터를 통한 관념적 종교가 아닌 진정 목숨을 걸고 원불교 진리신앙과 하나되어 오롯하게 미쳐(及)가는지 스스로에게 반문하여 보면 정말 부끄럽기 그지없다.

세상 만물은 변화하는 절대적 이치로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고 말하면서 그 의미를 단순히 문자적 의미로만 새기고 있는지 통찰이 두 번째 반성이었다.

나의 심신작용이 원불교와 하나 되어 있지 않고 결정적인 순간 마음의 요란함에 끌려 다니다 그것을 변화나 무상이라고 둘러대며 교당생활 따로, 개인적인 생활 따로 라는 심층적 이중구조를 가지는 위선의 우를 범하고 있지는 않는지 하는 반성이 바로 그것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깨달음이란 곧 실천이다'는 각성으로 나름대로 은혜와 감사를 실천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런데도 이러한 내 개인적 자각이 철저하게 일원상 진리나 대종사님의 교법, 대서원, 마음의 양심 또는 공부심으로 원불교 중심의 원심력과 구심력을 가지려는 노력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가라는 자문에서 다시 한 번 아상(我相)없는 마음으로 반조하여 금강처럼 마음을 다 잡는 참회를 거듭하였다.

무시선과 무처선법처럼 어느 때 어느 곳에서든 지극한 고요함으로 성성하게 순간순간 깨어 있다면 이 순간 내 인격과 지혜를 통한 삶속에서 '원불교인으로서무엇이 되어도 좋다'는 유연성과 창조성을 가질 수 있는 진공묘유의 체득은 에너지법칙의 필연적 이치인데 말이다.

머지않아 대종사님께서 새 회상을 펼치신지 100여년에 이르는 시점이다. 따라서 지금은 종법사님을 위시하여 교단과 원불교인 모두가 교화사업에 온 힘을 다해 매진해야 할 때이다. 그렇다면 '원불교100년기념성업'에 앞서'일원상 진리신앙을 절대적으로 믿고 대종사님 법을 확실히 이해하고 따르며, 그 가르침이 바로 내 삶속에서 실천 수행되고 있는가'라는 개인적인 자기반성에 이르게 된다.

더불어 이 시대 새롭게 거듭나려는 원불교 교단의 통렬한 개혁의지에 이르기까지 우리 모습을 제대로 바라보고 진단하여 현상을 치유하고자 하는 소통이 이루어진다면 그 기운 따라 저절로 교화는 이루어지고 비로소 우리 원불교가 주세불 교단으로서, 세계화에 앞장서 가는 민족종교로서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어야 하겠지만 우선 출가, 재가를 막론한 인재를 육성하여 그분들의 인격과 지혜, 실천적 삶을 통해 대종사님 교법을 더욱 확연하게 드러내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원불교가 현시대에 맞는 실용적 종교로서 새로워지려는 노력과 고민이 있어야 한다.

불교계 어느 인사의 말처럼, "행여 원불교가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타종교를 모방하여 조직이론만 존재하는지…" "교단내 획일성만 존재하는건 아닌지…"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해 거듭날 수 있는 모두의 간절한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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