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집 원아들이 나무를 심고 간식을 먹고 있다.

군교화를 하다보면 예상치 못한 다양한 사건, 상황들이 기다리고 있다. 어느 날 장병 한명이 일주일 전 법회에 참석했다가 군화를 잃어버렸다고 하여 알아보니 잃어버린 군화는 새것이고 바뀐것은 헌것이라는 것이다. 군화에는 대개 이름이나 이니셜이 써있는데 바뀐 신발에는 그것조차 지운 흔적이 있어 견물생심한 놈(?)부처님임을 한눈에 확인할 수가 있었다. 그래도 다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미미한 흔적을 가지고 확인조치를 취하였는데 만일 밝혀지게 되면 영창을 가게 될 수도 있다는 타 부대 관계자의 말을 듣고 모든 것을 중지시켰다. 다음 주에 "도둑질을 말며"로 법회를 보고 혹시 또 다른 유사상황이 발생하면 1주일이 지난 뒤에 말하지 말고 즉시 알릴 것을 당부했다.

그런 후 한달이 지났을 때, 또 군화를 잃어버렸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당연히 잃어버린 신발은 새것! 법회 후 귀가시에 바로 가는 것이 아니고 중간 집결장소가 있기에 잃어버린 친구를 승용차에 태우고 그 집결장소로 가면 바로 찾을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런데 차에 타자마자 그 친구가 머리꼭지까지 화가 나서 가져간 사람의 욕을 하며 가만두지 않겠다는 것을 보고 차를 멈췄다. 가서 신발 확인시 잃어버렸다는 표현을 절대로 하지말고 실수로 바뀐 것 같다고 할 것과 아무리 화가 나도 참을 것을 약속받고 다시 출발하였다.

자칫하면 신발은 찾을 수 있어도 한사람을 버릴수 있겠다는 염려가 들었고 대산종사님의 법문에 어느 나라 왕인가 연회를 베풀때 잠시 촛불이 꺼지자 신하가 왕의 애첩을 희롱한 적이 있어 그 애첩이 왕에게 고하며 그 신하의 갓끈을 떼었다고 하자 그 왕이 모든 신하에게 불을 켜지말고 갓끈을 떼라고 명을 하였는데 얼마 후 그 나라가 이웃나라와 전쟁이 일어났을때 왕의 목숨을 구해낸 사람은 그 신하였다고 한다. 그리하여 전쟁 후 그 신하에게 상을 주려 할 때 그 신하가 눈물을 흘리며 자기의 죄를 고백하며 벌을 청하므로 왕이 크게 용서하였다는 일화를 군화 잃어버린 장병에게 해주니 이내 마음을 진정하고 조금전에 교무님 앞에서 화낸 점을 죄송하다고 한다.

집결장소에 가서 신발은 신발대로 잘 찾고, 두 번째 견물생심의 사건도 잘 처리가 되었다. 또 얼마의 시간이 지나서 세 번째 견물생심의 놈(?)부처님이 나왔으나 그 일도 즉시 원만하게 처리되었다. 다양한 친구들이 모이는 곳이기에 순간의 작은 욕심에 끌리는 청춘들이 항상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오히려 문제를 통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것도 차선임을 배우게 된다.

출가전 재가의 십년은 출가의 1년과 같음을 교단생활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군교화를 해보니 대내외적인 다양한 상황속에서 지도인의 판단이 중요함을 다시 느낀다. 그럴때마다 항상 법에 맞는 기민한 대처가 필요하고 그러한 판단의 기저에는 정전과 역대 종법사님의 법문이 가장 큰 힘이 된다.

여름철 피서로는 바다에 튜브로 몸을 싣고 둥실 떠다니는 것이 최고라 여겼는데 이제는 법문 한대목 마음에 새기는 것이 더 시원함을 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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