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출가교화단 연구1

▲ 원광대병원 외과 소병준 교수의 집도로 육군훈련소 장병의 모친 박영자 씨가 하지정맥류 무료 수술을 받고 있다.

9월에 열리는 출가교화단 총단회를 앞두고, 출가교화단을 연구해보기로 한다. 한해를 총결산하는 총단회의 의미가 살아나고 제대로된 단회를 하기 위해서는 출가교화단의 운영과 방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본사에서는 이를 계기로 두 차례에 걸쳐 출가교화단을 점검해 본다. 사진은 서울교구 항단훈련 모습.

십인일단의 단 제도는 원불교 교화의 기본조직이며 원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화현장에서는 그 조직이 활성화 되지 않고 있다.

원불교 교화단의 첫 조직은 소태산 대종사가 교화를 시작한지 몇 달만에 40여명의 제자가 모여들게 되었고, 이들 가운데서 특별히 건실하고 신심이 굳은 9인 제자를 얻으면서부터 비롯되었다. 그후 여러차례 변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교화단의 이념은 이단치교라는 통치와 교화에 있으며, 그 원리는 간이한 조직으로 시방세계 모든 사람을 제도 할 수 있다는 점과 우주의 원리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십인일단의 교화단법은 교단의 통치 측면 뿐 아니라 모든 생령을 낙원세계로 인도하는 교화활동의 핵심원리로서 그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출가교화단의 경우 모든 전무출신이 각 단별로 한 달에 한 번 단 활동을 하며 만남을 갖는다는 것은 엄청난 파워를 지닌 조직체로 볼 수 있다.
또한 그 속에서 성장하고 그 에너지를 함축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점은 교단 운영에 있어서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단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형식에 흐른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즉 문제는 이렇게 좋은 조직을 만들어 놓고 왜 운영이 잘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출가교화단의 운영의 틀이 잘 잡히고, 전범이 만들어 질 때 비로소 재가교화단의 운영도 활성화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현재 출가교화단의 현주소가 어떠한가를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교화단의 역사, 원기85년 제정된 출가교화단 규정

교화단은 원기13년부터 사업과 공부를 병행하는 체제로 변화되었다.
이때는 단을 조직할 때 각자의 원을 따라 전무출신실행단, 거진출진단, 전무출신기성단, 보통단의 4종류 구분했다. 단장에게는 공부와 사업을 책임지고 감독하게 하였다.
이후 원기16년에는 십인일단의 단 체제로 조직정비가 됐다.

이런 체제정비를 위해 '불법연구회 통치조단규약'이 제정되었고, 이 규약에는 교화단의 원리와 조직구조, 단원의 권리와 의무, 단장의 역할 등이 상세하게 법제화 되어 있다.
그러나 십인일단의 단 제도에 대한 법제화에도 불구하고 교화단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고, 다만 일부 교당에서 교화단이라는 이름으로 교도의 조직을 편제하는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원기48년부터 원기56년까지 전개된 교화3대 목표 추진 운동의 결과 많은 연원교당과 교도가 증가하게 되었고,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훈련 해야 할 문제가 교화의 당면 과제로 부각되면서 교화단법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정비가 요청되었다.
원기62년에는 '교화단규'를 개정하고 개정된 교화단규에 의해 교화단을 관리하게 됐다.

그 후에 출가 교화단을 결성해 운영을 시도해 오다가 원기76년 수위단회가 최상위 교화단이라는 교헌의 정신에 맞게 수위단회에서 출가교화단을 관리해야 한다는 중지를 모아 교화단 규정을 개정하였다.
현재는 원기85년에 제정된 교당교화단규정과 출가교화단 규정에 의해 교화단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교화단의 이념 '통치와 교화'

교화단의 이념은 이단치교의 통치와 교화에 있다. 통치는 일반적으로 정치적으로 사용하는 뜻과 달리 가르치고 훈련시켜 교리실천의 의무와 책임을 실행하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교화와 통치의 개념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통치가 상부에서 하부 대중을 다스린다는 의미가 아니라 단지 조직의 관리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교정의 집행기구에서 행정적으로 시행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보다는 단조직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의사를 결정하며 가르치고 훈련하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교화단은 관료적 조직이거나 교단의 공식적 행정조직이거나 이익집단이 아닌 훈련이 우선하는 특정한 종류의 조직이다.
최초의 통치조단규약에 단의 목표는 '스스로 공부하게 하고 공부와 사업과 생활의 삼방면에 발전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다'고 하였다.
교단의 경우 구성원의 조직인 단에서 의견이 상하좌우로 수렴되고 상의가 하달되고 하의가 상달되는 의사소통의 공식적인 통로이어야 할 것이다.

의사소통과 지도인의 법력

종교단체의 통치는 구성원을 조직이 목적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가는 것이다. 이는 교육과 훈련을 통해 가능해진다.
그러므로 교단은 단을 통해 통치하는 것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수단이며 방법이 된다.
교헌에는 '교정의 중요사항은 출가교화단을 통하여 협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이단치교의 교법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규정으로 볼 수 있다.
출가교화단과 교정원이 적극적으로 소통해서 행정과 현장의 조화와 협력을 가져오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이 규정에 대한 실천은 매우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내실있는 운영, 자리잡아야

현장에선 교정원에서 어떤 사안이 어떻게 논의되고 결정되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발생하고, 이같은 상황은 현장과 행정의 괴리로 이어져 그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출가교화단이 교단 운영의 실제적인 영향력을 갖지 못하고, 자칫 알맹이 없는 모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출가교무들의 경우 교화단 활동에서 만족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례가 적지 않다. 교화단이 형식에 묶여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이와 같이 교화단이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원인으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지도인의 인식의 문제와 관리능력 부족, 단장 중앙의 훈련 미비 등을 꼽고 있다. 광의적인 면에서 지도인의 법력의 문제와도 상통한다.

이는 대종사 당시 교화단의 위상이 컸던 것에 비하면 역사가 갈수록 단장들이 대종사의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따라서 교화단을 이끌고 가는 지도인들의 교육과 훈련의 중요성이 얼마만큼 중요한가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수위단회사무처는 원기91년 출가교화단 총단회에서 교화단이 3대 원칙에 의한 단 운영이 전체적으로 정착 단계로 진입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질적인 향상을 도모하자고 하여 교화단 조직이 겨우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이에 관련해 '100주년을 향한 출가교화단의 역할' 에서는 장기화되는 교화성장 둔화 요인으로 조직교화의 취약, 훈련기능의 약화, 출가 리더십의 약화, 재가 교역자의 역할 약화 등을 들고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교화단이 대단히 중요하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아직은 내실있게 운영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출가교화단의 활성화가 결국 교화의 돌파구 인데… 출가교화단은 십인일단의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행정 따로 공부 따로 아니죠

'명목상 공부'이지 실제적인 이야기가 빠져있는게 현실이다. .
십인일단의 단회에서 의사를 결정하고, 삶과 공부에 밀착된 의사결정의 단위가 되어야 한다.
행정 따로, 공부 따로가 아니라 일치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어쩌면 출가교화단의 문제는 시대를 달리하면서 평생 궁구하고 안고 가야할 숙제인지도 모른다.
출가 재가를 막론하고 새 시대에 맞는 네트워크 교화조직이 교화단이다. 원불교 교화의 희망이다.
문제는 출가교화자들의 교화단에 대한 의식과 태도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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