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이 희망이 되고 확신이 되도록
목표를 세우고 과정을 수립할 계획이다

드럼캠프에 참석한 어린이들.

작년 여름에는 교실 벽이란 벽에는 모두 곰팡이가 피어서 청소시간에는 박박 긁어내고 팡이제로 뿌리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런 보육환경에서 우리 아이들을 키우는 것 자체가 용납할 수가 없었다. 아이들한테 너무 미안했다. 2월 정초 기도를 하는 데 눈물이 나왔다. 올해는 천지개벽을 시켜야 하겠는데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교당에 있는 통장이란 통장은 모두 가지고 법당으로 기도하러 갔다.

이천사백만원 여기에 '0'하나만 붙으면 일을 해 보겠는데, 어떻게 재주를 부려야 '0'하나가 붙을 수 있을까? 기도하면서 그 궁리, 선하면서도 그 궁리였다. 따로 화두를 들 필요가 없었다. 그것이 화두였다.

천일기도를 해 볼까? 내가 가지고 있는 건 목탁치는 기술 밖에 없고 기도하는 방법 밖에 모르니, 천일기도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기도를 하면 할수록, 천도재를 지내면 지낼수록 일단 시작하면 되겠다는 희망이 확신으로 다가 왔다.

그래도 현실은 냉혹하기에 봉급을 통째로 3년 동안 적금한 5천 만원, 교화부에서 선교소 신축금 대여금 5천 만원, 천일기도 및 봉불비 1억원, 은행에서 차입금 오천 만원, 이렇게 생각하면 가능한 일이 되었다.

드디어 2005년 10월에 기공식을 했다. 교구 교무님들과 교도님은 나보다 더 좋아 하셨다. 대정교당이 천지개벽 될거라고. 어린이집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한 쪽 구석에 붙여서 건축을 시작했다.

그 이듬해 1월 7일, 차분한 마음으로 천일기도를 시작했다. 전국 각지 재가출가 교도님들의 협력과 축원속에 개미군단 건축비가 모여졌다. 아무 차질없이 적당한 시기에 비를 뿌려주고 아무사고 없이 법신불 사은님의 호념속에 건물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우리교당 건축은 대정지역 주민들도 관심이 많았다. 기도를 마치고 내려가 보면 낯선 사람들이 휘-휙, 둘러보곤 한다. 모든 사람들의 기운속에 이뤄진 대불사였다. 지금도 갚아야 할 건축비가 남아 있고 해가 갈수록 건물 보수에 들아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흐믓하다.

이제는 제2의 불사인 교화불사가 이루어져야 할 때이다. 과연 3년 전과 같은 절박감으로 다시 불사를 시작할 수 있을지… 하지만 의문이 희망이 되고 확신이 되도록 목표를 세우고 과정을 수립할 계획이다. 그동안 지역사회에 대한 자료와 타종교의 적응과정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으나 턱없이 부족한 상태이고, 지친 심신을 털고 일어나려고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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