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수 교무 /
동국대박사과정
1. 대학생 시기의 특징
학생시기에 비하여 대학생시기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자력을 얻고자 하는 열망이 강하게 작용하는 때이다. 요즘 대학생들의 관심의 방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학생들에게는 항상 그 시대에 맞는 이슈가 있게 마련이다. 21세기의 대학생들은 아주 개인적이면서도 매우 세계적이다. 1~2년 아르바이트로 애써 모은 돈으로 기꺼이 해외여행을 떠나며, 해외유학도 기회만 되면 주저하지 않는다. 인터넷으로는 매일 실시간으로 세상 소식을 접할 수 있다. 울도 담도 없어지는 시대다. 21세기 대학생들은 이미 기존의 틀을 벗어나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2. 교당중심에서 현장중심 교화로
개별 교당에 대학생들이 얼마나 모여들고 있나. 일부 교당을 제외하고는 대학생들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교당에서 볼 수 있는 대학생들은 기존의 학생회 출신, 일원가족 외에 새로운 유입은 거의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매우 수동적인 방식이다. 교당중심 교화에서 현장중심의 교화로, 그래서 교당 내외가 겸전된 교화의 모습을 생각해보자. 대학생 교화를 위해서는 먼저 대학생들을 찾아가야 한다. 대학생들의 주요 활동공간인 캠퍼스를 찾아가야 한다. 대학동아리(교우회)의 역사를 보면 하나의 교당을 만드는 역사에 못지않은 많은 우여곡절과 회원들의 지극 정성이 어우러져서 이루어진다. 캠퍼스가 하나의 큰 교당이다. 동아리는 풀뿌리 교화의 현장이다. 교화의 전초기지이다. 담당교무는 조력자이다. 대학생들은 유동적이다. 그만큼 자유롭다. 그들은 친구따라 강남가듯 동아리를 찾지만, 그 속에서 다양하고 소중한 인연, 공부와 체험 등을 통해서 인생의 비전을 제시받게 될 것이다.

3. 인재발굴의 황금어장
인재발굴 문제로 오래전부터 고민이다. 대학생회는 인재양성의 황금어장과도 같다. 전국에 원불교동아리가 그물망을 형성할 수 있다면, 그 속에 꿈 많은 젊은이들이 함께 할 것이다. 그들과 함께 고락을 나누고 미래를 그릴 수 없다면, 어디에서 교단의 미래를 볼 수 있다는 말인가
대학생회는 교단의 허리와도 같다. 대학생회가 활성화되면, 교단의 모든 부분이 새롭게 살아날 수 있다. 교화의 활로도 열릴 것이다. 기존의 학생회 출신을 제외한다면, 새로운 인재 유입은 결국 대학생 시기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출가 인재는 물론 재가 인재도 그렇다. 대학생은 몇 년이 지나면 청년회가 되고, 나아가 청운회, 봉공회, 여성회의 인재도 미리 구하고 지원할 수 있다. 전무출신서원자도 나오고, 교단 안팎의 단체 활동을 위한 재가인재도 많이 발굴할 수 있다. 또한 대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동생들인 학생회와 어린이회를 이끌어 줄 천군만마가 되어 줄 것이다.

4. 대학생은 교단의 미래이다.
교당으로 끌어오려고 고민하기보다 그들 그 자체로 고민하자. 촛불 사이를 함께 걸어보지 않고서 요즘 세상을 말할 수 없듯이 교화는 교화의 대상 속에서 그들과 함께 고민하면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대학생들은 유동적인 존재이다. 아직 정착에 익숙하지 않다. 그들을 교당에 묶어두려고 한다면 그만큼 많은 유능한 인재들을 만날 기회를 놓치고 말 것이다. 몇 년이 지나서 그들이 스스로 찾아올 수 있도록 유연한 교화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 왜 대학생들이 교당에 적은가, 왜 젊은이들이 교당에 앉아있지 못하는가를 먼저 고민해보아야 한다. 중고등학생은 입시경쟁, 대학생은 취업전쟁 때문에 교당에 올 수 없는 것인가. 우리는 너무 쉽게 교단의 미래와 사회적 책무를 접어버리지는 않았는지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역대 대학생회를 바라보는 시각도 그들을 동고동락하면서 끝까지 품어 안아 줄 여력이 없었다. 대학생 시기는 그리 길지 않다. 스스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틀을 형성해 가는 시기, 그들은 자신의 미래를 함께 할 동반자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끊임없이 갈구하고 도전할 것이다. 그러나 그리 오래지 않아서 대학생 시기를 마치게 되면 직장을 구하고 가정을 구하여 정착을 하게 될 것이다.

5. 군교화와 대학생교화
요즘 군교화에 새로운 물꼬가 트여 많은 젊은이들이 입교를 하고 있다. 군에 입대를 하여 전에 몰랐던 원불교를 알게 된 수만의 젊은이들! 그들이 군생활을 마치고 다시 돌아갈 곳이 바로 대학이다. 제발로 교당을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는 현재로서는 좀 거리가 느껴진다. 어느 날 멀리서 커다란 '○'(일원상)을 보고 동아리방을 직접 찾았었다. 군교화의 성과가 직접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은 바로 대학생교화의 활성화에 의해서다. 이 점에서 대학생교화도 특별교화 영역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군이나 군대는 강제성이 많다면, 대학교화는 완전히 자율성에 바탕한다는 차이가 있다. 기왕의 군종교화의 성과가 바로 교당으로 유입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과연 어떠한가. 길게는 젊은이들이 교당으로 바로 유입될 수 있는 구조를 깊이 모색해야 한다. 가깝게는 당장 대학동아리에 찾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시 대학에 복귀했을 때, 원불교를 좀 더 쉽고 가까이 만나도록 다가가야 한다. 원불교를 미래의 파트너로 삼게 될 것이다.

장진수 교무/동국대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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