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사님 모시는 마음으로 통독
마음공부로 거듭나고 
행복과 웃음 넘치는 교당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

대종경 통독회를 진행한 여자10단 단원인 이혜도이혜원배현정고문영김연화염희재한여경 교도들이 정성스럽게 받들고 있다.

"행복한 수행 함께하는 도반의 길"


쉬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염불이나 좌선, 기도나 독경, 법문 통독 등도 이 범주에 포함된다. 바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스트레스로 시달린 지친 심신은 몸을 편히 쉴 수는 있는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행스럽게 도심 빌딩 숲에서 통독회로 스트레스를 녹여내며 즐거운 마음으로 쉬는 연습을 즐겨하는 이들이 있으니 반가움이 앞선다. 여의도교당 교도들이다.

법인절을 기념해 일주일간 특별 정진기간으로 정하고 대종경 통독회를 실시했던 여의도교당 교도들의 모습을 회상해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교당을 찾았을 때의 교도들은 다들 법열에 차 있었다. 대종경 통독회는 지난 대각개교절 때 반응이 좋아 다시 시작한 것.

21일 목요일 오후6시30분, 하루일과를 마친 교도들이 교당으로 들어와 맛있는 저녁식사로 화기로운 분위기가 넘쳤다. 법당엔 솜씨 좋은 교무님의 손길이 미친 듯한 화분바구니가 불단을 에워싸 장엄을 이뤘다.

저녁7시30분, 통독회가 진행되었다. 오늘 불전의식 진행은 여자 6단 단원들이다. 흰색 교복을 입은 단원들은 엄숙한 가운데 타종을 시작으로 독경까지 이끌었다. 이번 통독회에서는 진행을 맡은 모든 단원들에게 흰색 교복을 입게 해 마음가짐을 달리 가지도록 했다. 이어 여자10단 7명도 흰색 교복을 입은 가운데 특별단상을 만들어 놓은 곳에서 정성드려 준비한 설명기도를 올리고 법문을 읽으면서 전체 교도들을 이끌어 나갔다. 모든 교도들의 모습은 진지하면서도 평화로웠다. 법문을 읽어가는 소리도 토시하나 틀리지 않고 물 흐르듯 매끄럽게 진행돼 마치 오케스트라 연주를 듣는 듯 했다.

이도봉 교도회장은 "젊은 단원들의 읽는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한목소리로 내는 것이 도반의 길을 이끌어주는 모습이 아닌가 하는 감상이 들었다"며 본인은 "참회하는 마음으로 대종사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읽었다"고 말했다.

비록 50여명의 작은 소리지만 함께 어우러짐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소리는 그 어느 목소리와 비교할 수 없는 은혜의 소리요, 세상을 맑히는 동남풍의 소리였다. 그것도 서울 도심 한가운데 여의도에서 일어나는 화합의 화음이었다.

이 시간을 위해서 각 단원들은 자기가 맡은 부분을 얼마나 많이 읽고 준비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하루 일과를 마친 교도들은 매일 밤 한두 시간 가량 대종경 서품에서부터 오늘 전망품과 부촉품에 이르기까지 진행해 왔던 것.

통독회가 끝날 즈음 교당 너섬 중창단원들의 노래공연은 성공적인 통독회를 더욱 빛냈다. 이들 너섬 중창단원들은 매주목요일 저녁7시면 교당에서 노래연습을 한다. "노래하기 전에는 심고 드리고 독경까지 마쳐야 합창연습을 할 정도로 법에 물들어 있다"며 김인화 교도가 자랑을 한다. 너섬 중창단과 더불어 교당에서 삼각편대라 할 수 있는 등산동호회, 마라톤동호회원들은 도반으로 유기적인 교류를 맺으면서 활발한 활동하고 있다. 특히 마라톤 동호회는 여의도 마라톤 대회가 열리면 원불교라는 이름까지 붙이고 대회에 참가해 원불교홍보를 크게 하고 있다.

끝남은 또 다른 시작을 말하듯 교도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비즈니스 하는 교도들이 많아 처음 시잘 할 때에는 많은 분량을 다 할 수 있을까 하는 불만 아닌 불만도 있었지만 통독회를 끝낸 교도들의 얼굴에는 밝은 미소와 함께 넉넉한 한가로움이 있었다.

원로단원인 배자원 교도는 "그동안 집에서는 눈으로 읽었는데 이렇게 소리 내어 읽어보니까 마치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공부심 제일 이라는 정효성 교도는 "저녁 통독회 시간이 많이 기다려진 일주일이었다"면서 "이렇게 끝나는 것이 아쉬워 혼자라도 계속해서 읽어가야겠다"고 말했다.

통독회는 교도들에게 법력증진의 기회 뿐 아니라 결속력을 갖게 해주는 기회가 됐다.

안양에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석했다는 박인관·이태언 부부 교도는 "운율을 맞춰 모두가 함께 읽는다는 것이 참 어려웠는데 마지막 날에는 하나 된 마음으로 읽게 되었던 것 같고 서로 마음이 통했던 것 같다"면서 통독회하는 동안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의식 진행을 담당한 한 단원이 불단에 올라가 경종을 어떻게 쳐야 될 줄을 몰라 망설이다가 소리만나면 되겠지 하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경종 옆 부분을 쳤다고 해 모두가 웃음을 자아냈다."

많은 느낌을 얻었다는 김상도 교도는 자칭 법랍 30년이라면서 "평소 2~30분 정도 읽으면 많이 읽는 편이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통독회의 묘미를 느낀 것 같고, 읽어가다 보니까 각 품마다 연결이 되면서 왜 장마다 순서 있게 정리를 해 놓으셨는가를 이해 할 수 있는 새로운 느낌이었다"고 감상을 말했다.

김인화·김경서·정효성 교도, 김홍선 주임교무, 이도봉 교도회장, 배자원·이지광·김정섭·김상도 교도가 통독회를 마치고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교도들의 신심, 공심, 공부심을 북돋우며 교당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면 언제나 빈틈이 없게 하는 교당의 주인들인 김인화·김정섭·이지광·김경서교도는 "우리가 교전을 가까이 하고 있지만 제대로 마음먹고 봉독하는 기회가 없었는데 교무님께서 소중한 기회를 만들어 주셔서 행복했다"면서 "새로 나온 신입교도들이나 그러지 않은 교도들에게 1시간이 넘도록 교전을 봉독한 것은 많은 인내가 필요했던 것만큼 모든 것이 연습과 훈련으로 거듭나야 함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공부심 넘치는 교당이 되기까지는 서로 격려하며 도반의 길을 함께 하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교도들을 김홍선 주임교무는 "교도 한분 한분들이 금쪽보다 더 귀한 분들이라"며 "그 이면에는 28년간 마치 동구 밖 느티나무 그늘처럼 언제나 모든 교도들에게 편안하고 행복한 쉼터처럼 감싸 준 이 교도회장의 역할이 켰다"고 덧붙였다.

김 교무는 모든 교도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면서 "비록 짧은 기간 정성을 다해 정진 적공한 모든 분들을 위해 특별한 상을 준비하러 이용원·오경조 부교무와 함께 아침 좌선을 마치고 화원을 돌며 준비했는데 선물을 준비하면서도 너무 기뻤다"고 했다. "특히 김인화 교도는 몸도 불편한 가운데 하루도 빠짐없이 나와 대례로 사배까지 해 모든 교도들의 귀감이 됐다"고 격려했다.

여의도가 정치의 중심지이듯 서울교구에서 교화 대불공 법풍의 중심지로 우뚝 서겠다는 그들은 마음공부로 거듭나는 교당, 행복과 웃음이 넘치는 교당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해오고 있었다.

통독회는 일주일 이었지만 이들은 정진기간 내내 모두 행복해 했고, 구인선진님과 대종사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법문을 읽었다. 그래서 그만큼 모두가 새로운 마음이 열려 한가롭고 넉넉한 마음을 찾아 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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