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가교화단 총단회 '자유발언'을 듣는다

올해 출가교화단 총단회는 '자유발언' 시간이 충분하게 주어져 교단을 향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는 한편 총단회 정체성과 방향, 성격 등을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장이 됐다.

이날 내용은 테마별로 우선 '총단회 정체성과 향후 방향' 에 대한 의견이 가장 많았으며, '교단 경제원칙과 의사결정 구조', '전무출신 제도 개선', '여성교역자 복장', '교화발전 의견' 등에 대해 15명의 교무들이 발언을 했다.

오전 3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시간을 안배해 효율적이었다는 내용과 함께 일각에서는 교단 구성원들의 의견 개진, 발언, 발표의 문화가 더욱 성숙되고 발전되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매우 고무적인 시간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교화와 정책에 관한 내용이 부족했고, 아직까지 일부 교역자가 독점적으로 발표하고 있는 분위기여서 더욱 많은 교역자가 고루 참여할 수 있는 방안들이 논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총단회, 축제와 회의사이?
합의정족수 필요·의제 중요


현재 총단회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1년간 출가교화단 활동을 점검하고 자축하며, 팀웍을 다지는 축제의 성격인지 교단의 중대사를 논의하고 합의하는 회의체인지 성격이 불분명 하다는 것.

박성기 교무(소남훈련원)는 "교헌상 '협의'가 목적인 총단회가 제대로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합의 정족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체 교역자가 합의해야 할 내용은 과반수나 2/3 등의 정확한 정족수를 정해서 결의를 하는데 영향력을 미쳐야 한다는 것. 즉 법적인 규정을 정해서 회의다운 회의를 하자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김경일 교무(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는 "총단회는 교단의 중대한 의제를 놓고 전 교역자의 여론과 합의가 필요 할 때 열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회상이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든가, 대중의 의사 결집과 결사가 필요할 때 개최하는 방향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는 현재 총단회에 나온 의제나 협의안들의 경우 다양한 소통 창구를 통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성격인 경우가 많고, 실다운 의제가 없다는데 원인이 있다.

즉 1년간 저단, 항단을 통해 제대로 된 의제를 선정해서 성숙하고 심도있는 논의를 해보자는 이야기다. 교헌에는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총단회가 초 교헌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다.

교단 경제원칙 정립하자
의사결정, 책임 뒤따라야


강해윤 교무(은혜의집)는 "교화와 공도자 숭배를 취지로 한 서울용산수양관 건립은 현재 본래의 취지가 변질된 것은 아니냐"는 질문과 함께, 이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전 구성원이 정확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했다.

이어 교단의 경제 원칙을 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세계의 경제원리는 초긴축의 방향인 3덜 운동의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반해 교단은 개발위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것. 또 용산수양관의 경우 근본적인 부분에서 전문가들의 타당성 있는 검토가 뒤따라야 하며 교단의 모든 의사결정이 책임감 있게 운영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송인걸 교무(도봉교당)는 "교단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교화와 교육이다'고 전제하고, 원불교는 교화와 교육이 중추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화위주 사업종' 이라고 하신 것처럼 수익사업도 교화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현재 용산수양관도 교화를 위한 순기능을 하고 있지 못하다며 분양을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이 문제에 대한 파급효과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성원간에 교단의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해결해 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가 제대로 해결 되지 않으면 결국 교화의 발목을 잡게 된다는 의미에서다.

전무출신 제도 개혁 요구
여성교역자 복장 연구 필요


오선도 교무(애틀랜타개척)는 "전무출신 제도에 대한 개혁과 심도있는 연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원불교100년 성업의 일환으로 연구해달라"는 주문도 했다. 주장에 따르면 전무출신 제도는 5가지의 형태로 개선돼야 한다는 것. 첫째 정남정녀 제도, 둘째 남자는 전무출신 여자는 정토, 셋째 여자는 전무출신 남자는 정토, 넷째 세대전무출신, 다섯째 장애인 전무출신 제도이다. 끝으로 결혼의 유무에 관계없이 공중사를 하겠다는 사람을 여러 가지 규제로 막아서는 안된다는 내용도 제기했다.

이어 여성교역자 복장 문제도 거론했다. "현재 미주동부교구에서는 양장 정복과 두발 자유화를 시범적으로 실시해왔다"며 "차제에 교화환경에 따른 특성을 고려해 자율적이고 단계적으로 개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발표했다.

수계농원 방향 검토
'나 하나 쯤이야' 안된다


한편 강덕제 교무(남중교당)는 "지난해 여자정화단총회에서 정화단원들의 중지를 모아 '정녀지원서 폐지'에 관한 내용을 교정원에 정식으로 제기했지만, 전무출신제도 전반을 연구하는 맥락에서 연구하겠다는 보고만 전달돼 비공식적인 회의 결과가 좌지우지 하는 교단의 의사소통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제기했다.

박남주 교무(신용교당)는 "현재 수계농원을 방치하지 말고 사적지는 사적지대로, 나머지는 농장으로 활용하고, 청정지역을 확보해 마음공부 도량으로 발전시키자"는 내용을 발표해 향후 수계농원의 활용방안에 대한 검토를 촉구했다.

최경도 교무(포항교당)는 "교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요즘 화두인 만큼 가장 원불교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것은 마음공부, 교화단법, 법위등급을 꼽았다.

이 세 가지를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교단에서는 연구 및 세미나를 통해 구체화해 달라는 요구를 했다.

한편 이수진 교무(울산교당)는 "총단회는 물론 모든 공식적인 회의에서 '시간 지키기'나 '나하나쯤이야 빠져도 되겠지'하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전제하고, "100년 성업을 준비하면서 기본에 충실한 교역자가 되자"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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