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법천 교무·진주교당(논설위원)
4월은 대종사님께서 천조의 이치와 그 운행의 법칙을 깨치시고 대도의 문을 여신 달이니 곧 대각개교절이 있는 달이다.

만물도 긴 잠에서 깨어나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는 이 4월에 대각 개교절이 있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우연은 아닐 것이다. 사월 스무 여드렛날!! 이날은 살아있는 만생령과 더불어 경하할 날이요 은혜롭고 복 받은 날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만고의 일월이 솟은 뜻 깊은 날을 요식적인 축하 행사를 벌이는 것으로 끝내거나 일과성의 요란함으로만 맞이하여서는 안된다.

대종사님께서 대각을 하시기까지 겪으셨던 온갖 고난과, 모두를 몰입하셔서 오직 하나만을 구하고자 하셨던 그 구도의 정신을 먼저 배워야 한다. 그 정신이 각자의 마음 속에 확실히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제대로 된 출발점에 서는 것이다. 따라서 교단과 교도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보다 훨씬 더 본질적인 문제에 대하여 깊은 자기 성찰을 하여야 한다.

단순히 교단의 외형을 빠른 속도로 키워 나가는 것에 주력하거나 지금까지 이룬 성과에 자만해서는 안된다. 대종사님이 가르쳐 주신 길 보다 좀 더 편리하고 가시적 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길만 찾아 가고 있으면서도 잘 왔다고 흡족해 하고 있는 형국은 아닌지 냉정히 살펴 보아야 한다. 스스로 맑아지려는 노력과 밝아지려는 노력들을 소홀히 하면서 훈훈해 지려고만 하는 것은 오염이다. 그러나 지금의 형편은 그 오염이 만연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우연한 인연줄로 혹은 인정에 끌려 교당을 출입하고 그 행위에 무턱대고 익숙해져 온 것은 아닌지 짜여진 틀에 길들여진 마음을 참다운 신심이라고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점검해 보아야 한다. 거기다 또 하나 사실상 시간만 흐르면 저절로 주어지는 법위라는 것이 착각을 정당화 하는데 일조하지 않았는지도 짚어보아야 한다. 참다운 대각 개교절을 맞이 하려면 이런 현상을 타파하는 것으로 부터 출발해야 한다.

또한 바로 배워서 실행해 가겠다는 의지를 돈독히 하자. 우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스스로 모두 대종사가 되어야 한다. 반딧불은 반딧불 만큼만 밝힐 수 있고, 촛불은 촛불 만큼만 주위를 밝게 할 수 있다. 우리는 만고의 일월이 되고야 말겠다는 크고 깊은 신심을 가져야 한다. 어줍잖은 횃불이나 모닥불의 따스함을 흉내 내는 것으로 대종사님의 제자가 된 도리를 다 하고 있다는 자만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종사님이 곁에 계신다면 어떠하실지 항상 대조해 보고 여쭈어 보자. 그래서 칭찬 하실 일만 골라서 열심히 하자. 공부도 수행도 사업도 교화도… 아니 칭찬 하실 일이 어떤 일인지 정확히 아는 일부터 먼저하자. 그런 후에 일을 하는 것이 순서인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우리 가운데 스스로를 갈고 닦는 노력을 철저히 하는 교도가 많아지고 그 깊이가 깊어지는 만큼 세상은 따스해 질 것이고, 그것이 참 사업이고 참 교화다. 비대한 몸둥이와 빚을 뒤집어 쓴 고층 빌딩을 잔칫상에 올려 놓는 것은 의미가 없다. 열심히 닦아서 맑고 밝고 발라진 우리의 마음을 펼쳐 대각개교절 잔치상에 올려 놓자. 그럴 때 대종사님은 참으로 활짝 웃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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