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는 실천의 종교이다. 정기훈련법과 상시훈련법을 통하여 물샐 틈 없는 실천의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함께 사실적 도덕의 훈련이 대각을 개교로 이어지게 한 동기이다.

따라서 교화 성공의 요체는 실천이다. 대종사께서는 전망품 11장에서 농부가 농법과 근면으로 수확이 우월해야 다른 사람들이 본받을 것이라는 비유를 통하여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가령, 큰 들 가운데 농사를 짓는 사람이 농사 방법도 잘 알고 일도 또한 부지런히 하여 그 수확이 다른 사람보다 훨씬 우월하다면, 온 들안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자연히 본받아 갈 것이나, <중략> 내가 먼저 행하는 것이 곧 남을 교화함이 된다 하노라”고. 이 얼마나 적실한 말씀인가.

교화대불공이 화두가 되어 있는 이 시기에 경산종법사께서 대각개교절 경축사를 통하여 심농(心農), 법농(法農), 인농(人農)의 세 가지 농사법을 제시한 것은 공부와 교화의 주종본말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해석된다.

농사의 성공은 농법의 개발·보급과 농법의 실천이다. 교화의 활로인 교화지원의 강화와 교화구조의 개편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농법을 농사에 실천하는 들판은 어디인가. 바로 교당이다. 교당이 심농, 법농, 인농으로 교화대불공을 이루어내는 도량이다. 따라서 법열이 넘치는 법회를 위하여 출가와 재가가 일심합력하는 것이 교화성공의 핵심이다.

대종사께서 “챙기지 아니하고 어찌 그 마음을 닦을 수 있으리요. 그러므로, 나는 또한 이 챙기는 마음을 실현시키기 위하여 상시응용주의사항과 교당내왕시주의사항을 정하였다” 하셨으니 교당은 심농의 터전이다.

또한 법농은 주로 법회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그런데 현재의 법회는 설교에 과중하게 의존하여 있고 모든 교당에서 동시에 설교의 수준을 높이는 것은 시일을 요하는 어려운 과제이다. 잦은 출장으로 전국 각지의 교당 법회에 참석하게 된다는 한 후배의 전언에 의하면 법회설교의 내용·형식과 감화력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오늘의 법농은 정전과 대종경 등 7대 교서에 의존할 뿐, 다양한 사회 상황과 인생 문제에 응용하는 교학의 발전이 미흡하다. 10여 년만에 영세교회에서 수만명의 대형교회를 일구어낸, 설교에 목숨을 건다는 어느 386세대 목사의 설교 주제를 보면 “올바른 실패의 대처방법, 돈 없는 시험을 이기는 길, 말 안 듣는 아이를 키워야 하는가, 웃음 하나만으로도 인생을 바꿀 수 있다, 청년의 이성교제 방법” 등이다. 이러한 구체적 주제에 성경을 적절하게 인용하여 해답을 제시한다.

언제부턴가 우리 법회 식순에서 사라진 경강을 되살리고 의식성을 높이는 등 법회를 표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교법의 새로운 해석과 적용을 담은 경강자료집을 매주 발간하여 모든 교당에서 합독·회화에 활용하게 하고 설교의 비중을 줄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차세대 교도 육성을 위한 청년·청소년·어린이 등 세대별 인농 프로그램의 확충도 절실하다. 이러한 방안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구조조정과 광역교화를 위한 교화구조 개편과 우수인력의 연구·지원 기능 재배치를 통한 교화지원 강화가 시급하다. 물론 출가교역자의 처우·사기진작 방안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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