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정실 교도·유성교당(논설위원)

‘경계가 왔구나.’
‘공부거리가 생겼구나.’

내 마음이 요란해질 때에는 경계가 왔음을, 공부거리가 생겼음을 알아채고 본래의 자기 마음을 찾으라고 합니다.

말이나 문자로 표현하는 것은 쉬운 일이나, 내 마음이 흔들릴 때 그 마음을 가지런히 추스르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공부가 필요하고, 마음공부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마음공부 일기를 읽으면서 

‘좋다.’ ‘참 공부를 열심히 잘 하고 있구나.’라고 흐뭇한 생각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처음 일기를 접한 사람 중에는 놀라는 경우도 많습니다.

무엇 때문에 그리 놀라게 될까요. 그것은 요란해진 마음을 알아채고 고요한 마음으로 척척 돌리는, 공부하는 사람들의 위력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막힘이 없이 본마음을 찾는 다른 경지의 생활을 보여주는 일기를 읽으면서 커다란 벽을 느끼게 됩니다.

나는 어떠한가?

경계가 왔는지조차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깨닫는 경우도 있고, ‘그것이 경계였구나’라는 사실도 모르는 채 지나가 버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내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아채고도 그 흔들림에 그냥 맡겨버린 일도 허다하고, 간혹 본래의 마음을 찾는 수도 있고… 나는 이러한데.

그러나 마음공부 일기를 여러번 읽다보면, 처음에 느꼈던 경이로움보다는 일기들이 거의 같을 틀을 가지고 쓰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다음에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미리 짐작할 수 있다는 겁니다.

마음이 요란해지면 경계가 왔음을 알고, 요란한 그 마음을 들여다보고, 본래의 마음과 대조하여 가지런하게 마음을 정돈합니다. 언제나 마음공부는 성공적으로 끝이 납니다.

그러나 우리의 요란해진 마음이 금방 제 자리를 찾는 경우도 있지만, 일주일, 한 달, 일 년이 지나고서야 자기 자리로 오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더 오랜 시일이 지나도 본래의 마음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일도 있습니다.

마음을 찾는 데 일주일이 걸렸다면, 결과에 대해서만 쓸 것이 아니라 일주일 동안에 일어났던 마음의 변화를 일기에 담아서 보여준다면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더 큰 보탬이 될 것입니다.

아직도 제자리를 찾지 못한 채 방황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 마음에 대해서도 일기를 써야 합니다.

원래의 마음으로 돌아가지 못한 경우에 본인은 그 마음을 일기에 쓰면서 다시 정리하는 기회로 삼아야 하고, 일기를 읽는 사람들도 자신의 경우에 대조하여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입니다.

마음공부가 잘 된 일기만 감정 받는 것이 아니라, 이루어 지지 않은 마음에 대해서도 감정을 받는다면 더욱 발전된 마음공부가 될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해야 하는 공부가 마음공부입니다.

말로만 마음공부 하지 말고 실제에 응용하는 공부를 하여 점차 변화되어가는 나를 찾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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