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신 교도
운하백지화국민행동 상황실장
새정부가 출범한지 불과 3개월이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와 여당인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연일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는 역대 최대의 표차로 당선되었으나, 최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는 매주 10%정도씩 하락하여 20%대로 떨어졌다.

출범 당시부터 강부자, 고소영 내각으로 인한 인사파문과 민영 의료보험 문제, 최근에 들어서는 광우병 쇠고기까지 연일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그중에서 이명박 정부에 대해 국민들이 등을 돌리는 근본적인 계기가 된 것이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다.

한반도 대운하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모든 국민이 먹는 식수원이 환경재앙에 가까울 정도로 오염된다는 것이다. 일례로 경부운하의 경우는 국민의 2/3가 식수원으로 이용하는 한강과 낙동강 유역 550Km를 연결하는 것인데, 이 구간이 배가 다니기 위해서는 19개의 갑문과 16개의 수중보가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평균 29km마다 강이 단절되고 100~300미터 폭과 수심 6~9미터의 수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강바닥을 전부 파헤쳐 콘크리트 방벽을 쌓아야 한다.

결과적으로 한강과 낙동강은 하천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될 것이고, 식수원 오염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게다가 운하 추진 측에서 주장하듯이 상수원을 옮긴다고 하더라도 한강 유역에서만 일일 400만톤의 취수량이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연구결과이다. 모든 국민들이 이용하는 식수원을 이렇게 파괴할 수 있는 권한은 대통령뿐 아니라 그 누구에게 도 없다.

물류를 혁신한다고 하지만 운하는 도저히 철도와 도로에 비해 경제성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고, 2010년이면 KTX가 완공되어 기존 철도를 화물 전용으로 전환하기만 해도 돈 한푼 들이지 않고 물류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운하계획이 얼마나 황당한지 알 수 있다.

생명의 강을 모시는 성직자들의 평화순례가 막바지에 이르렀고, 과정에는 ‘생명의 강에 대한 기억을 되찾기 위해 순례길에 동참한 자연을 닮은 사람들’이 많았다.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던 강변 백사장의 모습을 기억하는 두물머리의 농민들, 신혼여행으로 순례에 참여한 신혼부부, 여강의 아름다움을 소개하기 위해 참석한 선생님. 이들 모두가 대운하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의사를 대변하는 사람들이다. 더 이상의 의견수렴이 도대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국민을 섬기는 정부에게 대운하에 대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 ‘생명의 강이 흐르던 물길’을 기억하며, 찾고 싶어하는 모든 시민들은 5월 24일 보신각에서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시민들 마음속의 진정한 목소리를 전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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